北축구 골키퍼의 황당 실수… 알고보니 꼼수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1-07 14: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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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6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골키퍼 장백호(오른쪽)가 9월 인도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경기에서 상대 골킥을 막으려다 공의 낙하지점을 놓치고 있다(왼쪽 사진). 장백 호는 골대로 굴러 들어가는 공을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두 차례나 넘어져 실점을 허용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U16 아시아 챔피언십 우즈베크전… 8강서 강호 이라크 피하려 고의 패배
AFC, 北에 2290만원 벌금 등 중징계

북한이 청소년축구대회에서 고의 패배를 했다는 이유로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AFC는 4일 “고의적인 실점으로 경기의 질을 떨어뜨린 북한 축구협회에 벌금 2만 달러(약 2290만 원)를 부과합니다. 북한 16세 이하 대표팀 윤정수 감독에게는 벌금 5000달러(약 572만 원)와 1년 출장 정지를, 골키퍼 장백호에게는 벌금 1000달러(약 114만 원)와 1년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AFC에 따르면 북한 16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9월 인도에서 열린 2016 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약체로 평가받은 오만과 8강전을 벌이기 위해 일부러 패배했습니다.

 당시 경기에서 장백호는 0-0이었던 후반 4분 우즈베키스탄 골키퍼의 골킥을 잡으려고 페널티지역 밖까지 뛰쳐나왔습니다. 이후 공은 장백호의 머리 뒤로 넘어갔고, 공이 떨어진 곳 부근에 있던 북한 수비수들도 공을 차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공은 북한 골문 쪽으로 굴러갔고, 장백호는 공을 쫓아갔지만 두 차례나 그라운드에 넘어지며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장백호가 전력 질주했으면 실점을 막을 수 있던 상황에 대해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은 “끔찍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실수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며 조 2위가 된 북한은 이후 8강전에서 강호 이라크가 아닌 오만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4강에 오른 북한은 2017년 인도에서 열리는 17세 이하 월드컵 참가 자격을 얻었습니다.

 장백호의 어이없는 실점 장면에 대한 심판과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를 토대로 조사를 벌여온 AFC는 “윤 감독과 장백호는 17세 이하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 북한은 2018 AFC 19세 이하 챔피언십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