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투라지’ 원작의 수위를 낮춘 탓…맥빠진 출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1-07 14:02:00
공유하기 닫기
 tvN 드라마 ‘안투라지’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시국 얘기가 아닙니다.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안투라지’ 말이다. 영화 드라마 관계자들이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킨다는 ‘폭망’ ‘노잼’ 반응이 쏟아집니다. 이런 열기(?)가 반영된 탓일까. 1회 시청률은 2.8%(TNMS 기준)로 나쁘지 않았으나 2회는 1.5%로 주저앉았습니다.

 굳이 찾자면 ‘최측근’ 정도로 해석되는 ‘안투라지(Entourage)’는 배우 영빈(서강준)과 언제나 뭉쳐 다니는 친구들인 매니저 호진(박정민), 사촌형 준(이광수), 백수 거북(이동휘)의 이야기입니다. 진한 우정의 네 남성이 시끌벅적한 한국 연예계에서 겪는 생기 넘치는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여기에 영빈과 준의 기획사 대표인 김은갑 역으로 조진웅까지 출연해 요즘 핫한 배우의 ‘종합선물세트’를 꾸렸습니다.

 그러나 올여름부터 홍보에 열을 올렸던 ‘포장’이 과했던 걸까요. 시청자들로부터 ‘질소과자’란 푸념이 빗발칩니다. 특히 2004∼2011년 시즌8까지 선보였던 미국 HBO의 원작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럽단 반응이 많습니다. 당시 미 ‘안투라지’는 흥행 성적도 좋았지만, 방영 내내 에미상 작품상 후보에 3번이나 오를 정도로 평단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긴 했습니다. 원래 원작은 할리우드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질펀한 욕설과 성적 농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허나 15세 이상 관람으로 수위를 낮춘 한국 ‘안투라지’는 당연히 이런 코드를 ‘거세’당했습니다. 간혹 선정적 장면과 대사를 선보이긴 하나 오히려 ‘어른 흉내 내는 어린애’ 같은 어색함만 유발합니다.

 더 큰 문제는 짜임새입니다. 화려한 연예계를 보여주려 속도감 있는 컷과 음악을 쓰는 건 충분히 수긍할 만한 전략. 근데 마구 남발해 몰입을 방해합니다. 게다가 ‘시트콤’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면 대사라도 쫀득해야 될 텐데 이도 어영부영. 특히 조진웅이나 이동휘는 대사 맛 살리는 데 특출 난 배우들인데 이마저 둥둥 떠다닙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대목은 ‘화제성’은 선방하고 있단 점입니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의 화제성 조사에서 이 드라마의 화제성 포인트는 508.2로 전체 17위. 같은 시간대 강자인 금요일 MBC ‘나 혼자 산다’(337.6)나 토요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139.9)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들의 지난 회 시청률은 각각 5.8%, 7.1%. 이런 화제성이 앞으로 얼마나 시청률에 반영될지는 미지수겠지만요. ★★(★5개 만점)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