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접었어요" 우리가 솔비를 너무 몰랐네

스포츠동아
스포츠동아2016-11-04 14: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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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솔비(32)가 바뀐 걸까요, 솔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 걸까요.

불과 몇 년 전까지 안티 팬에 시달리며 맘 고생하던 솔비가 이제는 가는 곳마다 환호를 받는 화제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는 “세상이 바뀐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이라는데요. 하지만 솔비도, 세상도 바뀐 게 맞습니다. 솔비는 자신의 재능을 다듬어 드러낼 줄 아는 노하우를 쌓았고, 세상은 그의 ‘진심’을 들여다 볼 준비가 됐습니다. “전화통화는 싫지만 마주보며 하는 수다는 정말 좋다”는 그는 솔직하고 발랄했습니다. 세련된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 뭐라고 불러야 하나. 가수, 화가, 작가로 활동한다. 24시간이 모자랄 텐데.

“아이돌에 비하면 아호∼, 아무 것도 아니지. 옛날엔 하루 스케줄 6∼7개씩 소화했다. 하지만 억만금을 준다 해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물론 감사한 일이지. 하지만 내 자신이 없어진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니잖아. 나는 가수 솔비이지만 권지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이기도 하다.”




솔비는 2010년부터 2∼3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일종의 슬럼프였습니다.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찾아오는 법.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고 어머니의 건강도 악화했습니다. 집엔 도둑까지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 사 모았던 고가의 명품들을 한꺼번에 모조리 잃었습니다.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전부 눈앞에서 사라지니까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했습니다.

“명품은 결국 내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명품 쇼핑을 멀리한다. 요즘엔 백화점도 안 가고, 잡지도 안 본다.”

‘물욕’이 줄어든 대신 다른 욕심이 늘었습니다. 그림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작가로 나름 성공적인 활동을 펼치는 그는 올해 3월 개인전을 열었고, 9월에는 금속활자 직지를 접목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 여전히 남아있는 ‘엉뚱한 솔비’의 이미지에 대한 생각은?

“예전에는 엉뚱하다는 평가에 위축됐다. 사람들은 날 보면서 항상 물음표를 달았다. ‘쟤 왜 저래?’ 진짜 이해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나는 모르는 게 있다면 모른다고 말한다. 모르는 걸 물어보는데, 사람들은 그때마다 나를 바보 취급한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됐다. 지금도 나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한다. 그렇게 배워가고 있다. 나는 엉뚱해도 돼. 하하!”




사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솔비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파인드 프로젝트’도 눈에 띕니다. 10년 넘도록 찾지 못하는 자녀를 그리워하는 부모의 사연을 접한 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활동입니다. 최근에는 이를 알리는 노래 ‘파인드’도 발표했습니다. 12월에는 ‘손 모아 장갑’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일명 ‘벙어리장갑’이란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이름 바꾸기’ 운동입니다.

- 우리가 솔비를 너무 모르고 있었다. 왠지 미안하다.

“괜찮다. 하하! 예전엔 일부러 내 모습을 숨겼다.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봉사활동을 해도 괜히 마음이 위축됐다. 남들이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생각할까봐. 내 시선에 나를 가둔 거지. 이젠 다르다. 확신이 있다. 내가 해야 할 몫이 있고, 진심은 전해지기 마련이니까. 연예인이란 직업이 만든 파급력을 긍정적으로 쓰고 싶기도 하고.”

- 대중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친구 같은 사람. 혹은 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람? 있는 그대로를 봐 주고, 그 모습이 긍정적이라면 응원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yjoy@donga.com·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