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 냉수 한그릇 떠 놓고 ‘영원한 사랑’ 약속…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6-11-04 10:00:37
공유하기 닫기
참전 80대 부부 10쌍 합동 행사… 보훈처, 4일 전쟁기념관서 열어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겨울. 황해도 구월산에서 육군 첩보부대 유격대원으로 활동하던 신태일 씨(88)는 당시 부대원 간호와 취사 업무를 돕던 엄춘분 씨(80)를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품은 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치열한 전투를 치른 뒤 살아남은 두 사람은 정전협정 체결 후인 1955년 경기 용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전쟁의 상흔이 여전한 시절인 탓에 두 사람은 물 한 그릇을 떠놓고 인사하는 것으로 혼례를 치렀습니다.

 이후 61년을 해로한 이 부부가 하객들 앞에서 정식 결혼식을 할 예정입니다. 국가보훈처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에서 신 씨 부부를 포함한 노부부 10쌍이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결혼 60돌을 기념하는 의식)’를 한다고 3일 밝혔습니다. 주례는 박승춘 보훈처장이 맡기로 했습니다. 신 씨는 “어렵고 힘든 시절 함께한 전우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에게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려 주고 싶었는데 회혼례를 치르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보훈처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예우하기 위해 결혼 60돌을 맞은 참전용사 부부를 선정해 해마다 회혼례를 치러 줍니다. 박 처장은 “민관군 협력으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