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연습생이던 스텔라 김, 연예계를 말하다

celsetta@donga.com2016-10-31 18: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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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될 수 있다면 행복할까요? 온라인 미디어 넥스트샤크는 29일(현지시간) 소녀시대 전 연습생인 스텔라 김 씨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26세인 스텔라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4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교포입니다. 그녀가 중학생 때 친구들이 케이팝을 알려줬고, 스텔라 씨는 바로 케이팝에 빠져들었습니다. 보아와 H.O.T. 를 좋아하던 소녀는 방학 때 한국에 가려고 비행기를 탔다가 SM엔터테인먼트의 중역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스텔라 씨에게 오디션을 보라고 권했습니다.

"중학생 눈에는 카메라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정말 멋져 보였어요. 부모님은 제가 연예인이 되는 걸 반대하셔서 계약할 수 없었지만요."

그 다음 해, 스텔라 씨는 자신을 스카웃했던 SM간부와 또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학기 중에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방학 동안 아이돌 트레이닝을 받기로 했습니다. 연습은 매일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13시간동안 이어졌습니다. 걸그룹 연습생이 된 그녀는 어딜 가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진=스텔라 김 인스타그램(@sundayswithstella)
"중국이나 일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외국어도 배웠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훈련이나 보컬트레이닝, 연기수업, 재즈댄스나 발레, 힙합도 배웠죠." 스텔라 씨는 연습생 시절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그 활동들이 자신의 자존감을 키워주지는 못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연습생들이 일렬로 쭉 늘어선 다음에 한 명씩 체중을 재요. 만약 저번주보다 체중이 줄지 않았으면 호되게 혼이 났죠." 스텔라 씨는 점점 체중이 느는 걸 두려워하게 됐고, 운동보다 식사제한으로 살을 빼려고 했습니다.

2007년, 마침내 소녀시대의 멤버가 될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스텔라 씨의 부모님은 연예계에서 아이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할 수는 없다며 계약을 거부했습니다.

"그때 정말 화났었죠." 스텔라 씨는 회상했습니다. "전 정말 소녀시대로 데뷔하고 싶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왜 그러셨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소녀시대가 데뷔하자마자 '대박'이 났으니 더 억울하고 미련이 남았죠."



사진=스텔라 김 인스타그램(@sundayswithstella)
스텔라 씨는 뉴욕 대학에 진학했고, 주변의 한국인 학생들이 자신을 보며 수근대는 것을 참아야만 했습니다.

"카페에 가면 한국 학생들이 뒤에서 손가락질하며 쑥덕댔어요. '봐, 걔야.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지 않은데? 생각보다 살쪘네. 안 예쁘네.' 그런 소리를 들었죠."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과 연습생 시절 각인된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은 섭식장애로 이어졌습니다. 키가 170cm인 스텔라 씨는 한때 40kg 까지 나갈 정도로 심각한 거식증을 겪었습니다.

"케이팝 문화가 얼마나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여성을 대상화하는 걸 보고 자라면 남성과 여성 모두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닫지 못하게 돼요. 고운 피부, 찰랑이는 머리카락, 큰 키, 날씬한 몸매 같은 것들로 미의 기준이 굳어져 버리는 거죠."



사진=스텔라 김 인스타그램(@sundayswithstella)

‌흥미롭게도, 먹는 것을 두려워했던 스텔라 씨를 고통에서 구해준 것은 한국의 음식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그녀는 먹는 것의 즐거움을 깨달았고 거식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또다시 스카웃을 받았지만, 스텔라 씨는 연예계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현재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의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고 있으며, 함께 연습생 시절을 겪은 소녀시대 멤버들과는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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