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영화해설에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스타 3총사’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0-31 17: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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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크리에이터들은 “관객들이 포털사이트 영화평이나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의존해 영화 정보를 얻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드림텔러 유지훈, 백수공방 김시우, 발 없는 새 배재문 씨. 유튜브 제공 
‘영화 크리에이터’ 맹활약 배재문-유지훈-김시우 씨 《 ‘발 없는 새’ ‘드림텔러’ ‘백수공방’…. 최근 유튜브에서 맹활약 중인 인기 ‘영화 크리에이터’들이다. 난해한 평론 대신 손수 만든 10분 남짓의 동영상과 톡톡 튀는 영화 해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채널들에는 ‘이 영화 해설 좀 해 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이 줄을 잇는다. 영화 크리에이터로 뛰어든 지 불과 1년여 만에 각각 20만 명, 15만 명, 1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세 사람을 최근 서울 강남구 구글 캠퍼스에서 만났다. 》

○ 영향력 커진 ‘크리에이터’

  ‘발 없는 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배재문 씨(37)는 관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해설로 유명해졌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콧 데릭슨 감독을 선택한 이유’ ‘원작이 있는 영화는 어떻게 봐야 할까’ 같은 영상을 업로드하는 식이다. 구독자 수 19만9000명에 누적 조회 수만 3300만 건에 달하는 ‘스타급’ 크리에이터다.



‌ 배 씨는 “대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마블, DC코믹스 영화가 좋아 이 일에 뛰어들게 됐다”면서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좋은 리뷰 고맙다’며 직접 선물을 들고 찾아오는 분도 생겼고, 해설해 달라는 요청도 많아 일일이 답하기 힘들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지훈 씨(27·드림텔러)와 김시우 씨(27·백수공방)도 각각 평범한 취업 준비생과 화장품 회사 직원이었다. 이들은 틈틈이 영화를 보고 블로그에 해설 글을 올리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로 뛰어들었다. 유 씨는 ‘겨울왕국’ ‘곡성’ 등 인기 영화 속 숨겨진 메시지를 분석해 인기를 끌었고, 김 씨는 ‘아이언맨’을 군수산업적 시각에서 다루는 등 개성 있는 리뷰로 이름을 알렸다. 유 씨는 “예전엔 가족들에게 ‘영화에 빠져서 정신 못 차린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이젠 어엿한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많진 않지만 광고 수입도 확보돼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영화 제작사 쪽에서 ‘영화 좀 봐 달라’고 초대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김 씨는 “최근엔 영화 제작사 쪽에서 먼저 제안이 와 미처 편집도 채 끝나지 않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소개할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고 했다.

○ “한국 영화 해외에 알리고 싶어”

 세 크리에이터는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공부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배 씨는 “해외 사이트까지 모두 뒤져가며 정보를 얻는다”며 “해외의 영화 관련 사이트들과 기사를 수집해 ‘팩트’를 교차 검증해가면서 영상을 만든다”고 했다. 이해하기 쉽고 마니아층에도 인정받는 리뷰를 하려면 그 정도 노력은 필수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다만 김 씨는 정보 수집은 하되 다른 사람들의 평에 휩쓸리지 않고 독특한 시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감독들을 개인적으로 만나기 힘든 만큼 인터뷰 등을 참고 차원에서 찾아보긴 한다”면서도 “하지만 나만의 관점이나 연출자의 관점을 상상해서 영화를 많이 소개한다. 독특함이야말로 영화 비평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단순 영화 해설자를 넘어 더 큰 목표도 있다. 배 씨는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전문채널을 만드는 게 꿈이고, 김 씨는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 해설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행, 곡성 같은 영화 해설 영상에 외국 분들이 ‘자막을 달아 달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해요. 한국 영화가 많이 궁금한가 봐요. 장기적으로 해외 영화 팬들을 위한 영화 해설도 따로 만들어 한국 영화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유 씨)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