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도 감동적…가족 위해 ‘못생긴 여자’대회 나간 여성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0-31 11: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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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ideshowworld.com
아름다움의 기준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한 나라 안에서도 시대별로 ‘미인’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영국의 메리 앤 비번(Mary Ann Bevan)이라는 여성은 전형적인 미인만이 환대받았던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나 기구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1874년 12월 20일 런던에서 태어난 메리 앤은 29세에 토마스 비번(Thomas Bevan)이라는 플로리스트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습니다. 결혼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의 특정 부위가 커지는 호르몬 질환인 ‘말단비대증’ 증세가 나타났고, 평범했던 외모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1914년에는 남편마저 그녀와 네 명의 아이들을 남겨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신체는 기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극심한 두통과 근육통이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증상은 나날이 심각해져 갔지만 자신이 일을 쉬면 가족을 부양할 사람이 없었기에 메리 앤은 꾹 참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성 혼자 힘으로 생계를 꾸리기가 지금보다 더욱 힘들었던 시대. 너무나도 절박해진 싱글맘 메리 앤은 가족을 위해 여성으로서의 자존심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못생긴 여성 선발대회’라는, 현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대회에 나가 우승한 것입니다. 집 밖에 나설 때마다 “저 여자 좀 봐! 영국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래!” 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굴욕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가족을 먹여살리는 것 말고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사진=sideshowworld.com
서글픈 우승 후 메리 앤은 서커스단에 입단했습니다. ‘괴짜 쇼’ 단원으로 방방곡곡 떠돌며 가족의 생활비를 벌던 그녀는 미국 코니아일랜드 사이드쇼에 정착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1933년 59세의 나이로 숨을 거둘 때까지 계속해서 서커스 무대에 올랐습니다.


메리 앤의 기구한 운명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2006년 카드 제조사 홀마크는 메리 앤의 사진이 들어간 엽서를 팔았다가 “질병을 앓았던 여성을 웃음거리로 삼지 마라”는 비난에 부딪혀 상품을 전량 회수했습니다. 누구보다 고운 마음씨를 가졌던 메리 앤 비번을 괴롭혔던 외모지상주의는 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는 언제쯤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