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인도 소년, 25년 후 구글 어스로 가족 찾아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0-24 13: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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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Saroo Brierley: Homeward Bound' 화면
인생을 바꿀 커다란 사건은 때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오곤 합니다. 인도의 작은 마을에 살던 다섯 살 소년 ‘사루’의 삶도 그랬습니다. 어머니와 세 형제들과 함께 가난하지만 똘똘 뭉쳐 살았던 사루는 기차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형 ‘구두’를 따라 기차에 올랐습니다. 어디 가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형의 말대로 구석에 앉아있다가 잠이 든 사루가 깨어났을 때 기차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직 어려서 글을 몰랐던 사루는 자신의 동네 이름이나 가족의 성씨조차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을 찾을 방도가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캘커타 길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던 사루는 입양기관에 인도되었고, 다행히도 호주의 한 가족이 사루를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다정한 양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아 무사히 성인이 된 사루 씨. 호주에서의 생활은 행복했지만 사루 씨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인도에 남겨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었고, 그는 독특한 방법으로 친어머니와 가족을 찾기로 결심합니다. 바로 구글 어스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유튜브 영상 'Saroo Brierley: Homeward Bound' 화면
기억을 더듬어 가며 캘커타와 그 주변을 구글 어스로 샅샅이 뒤적이던 어느 날, 사루 씨는 익숙한 거리 풍경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마을의 풍경을 보자, 그 동안 막연하게만 떠오르던 기억들이 순식간에 선명해졌습니다. 구글 어스의 도움을 받아 찾아낸 그의 고향마을 이름은 ‘가네샤 탈라이’ 였습니다. 사루 씨는 떨리는 가슴을 안고 무작정 인도로 향했습니다.




사진=유튜브 영상 'Saroo Brierley: Homeward Bound' 화면
마침내 고향 마을에 도착한 사루 씨. 집 대문 앞에 선 사루 씨에게 다가온 여성이 그의 팔을 덥석 잡았습니다. 어머니였습니다. 25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한 눈에 알아본 것입니다. 

‌사루 씨와 가족들은 서로 얼싸안고 벅찬 재회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단 하나 안타까운 일이라면 사루 씨를 잃어버린 지 얼마 안 되어 형 구두가 기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습니다. 형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사루 씨는 깊은 슬픔을 느꼈지만,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사루 씨는 어머니와 남은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사진=영화 '라이온'의 한 장면
구글 어스로 가족들과 재회한 사루 씨의 사연은 ‘집으로 가는 머나먼 길(A Long Way Home)’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출판되었고, ‘라이온(Lion)’ 이라는 이름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올해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배우 데브 파텔이 사루 씨 역을 맡고, 사루 씨를 사랑으로 키워 준 양어머니 수 브리얼리 역은 니콜 키드먼이 맡았습니다. ‘라이온’은 오는 11월 25일 미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라는데요. 사루 씨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