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여자, 있어 보여” 유럽영화 여주인공 스타일링 포인트

여성동아
여성동아2016-10-21 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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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캘빈클라인 컬렉션
“저 여자 진짜 있어 보이네. 몇 살이나 됐을까?”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은 여자를 보면 시선이 고정됩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부와 품위를 갖춘 집안의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캐시미어를 입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일본 왕세자비도 단아한 듯 럭셔리한 캐시미어를 많이 입습니다.‌

평소 캐시미어 소재 의상과 소품을 즐겨 착용하는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 사진=SUNDAR
입은 사람을 더없이 귀하게 만드는 캐시미어는 소재부터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면은 목화를 재배해서 만들고, 울은 양털을 깎아서 만듭니다. 반면 내몽고 지역의 캐시미어는 혹독한 겨울을 보낸 후 3~5월 산양들이 털갈이를 하는 시기에 유목민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산양의 털을 빗어서 채취합니다. 보통 산양 한 마리에서 300g 정도 얻을 수 있는데, 섬유의 길이와 균일성을 맞추는 카딩 공정을 여러 차례 거치면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남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캐시미어 스웨터 한 벌에 3~5마리, 코트 한 벌에는 30마리 이상의 산양 털이 필요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캐시미어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보온성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일반 양모에 비해 굵기가 가늘면서도 8배나 뛰어난 보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시미어를 소재로 하면 더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더 따뜻한 옷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죠. 특히 가장 우수한 품질로 알려진 몽골의 캐시미어는 중국산보다 10~15% 더 길어 고급 제품 생산에 적합하고, ‘웜 그레이(warm gray)’ 같은 희귀한 천연 컬러를 얻을 수 있어 이탈리아, 영국, 스코틀랜드 등 유럽 럭셔리 브랜드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유럽에 유명 캐시미어 브랜드가 많은 이유는 그 역사에 기인합니다. 캐시미어는 18세기 동인도주식회사가 여성용 숄을 만들어 유럽에 전파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유제니 왕후가 즐겨 입으면서 유명해졌고,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왕의 섬유’ 또는 ‘섬유의 보석’이라 불렸습니다. 캐시미어는 가공 공정도 중요한데, 중성에 가까운 이탈리아의 수질이 캐시미어 가공 시 섬유의 조직을 부드럽게 유지시켜준다고 합니다. 베이식한 디자인에 모던한 감성을 연출할 수 있는 캐시미어는 입는 그 자체만으로 우아한 여성성을 드러냅니다. 차려입지 않은 듯, 이탈리아 영화 여주인공 같은 기품이 느껴지는 스타일링이 필요한 날엔 캐시미어가 정답이라고 할 수 있죠.

이수정/홈쇼핑 호스트·패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