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대 0원 등록금', 정작 학생들은 반대 움직임?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0-20 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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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일방행정… 11월 8일 실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시립대 등록금 면제(무상등록금) 추진 계획을 수혜자인 학생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19일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다음 달 8일 열릴 학생총회에서 ‘무상등록금 철회안’이 공식 안건으로 상정된다. 총학생회는 투표를 진행한 뒤 철회안이 가결되면 서울시에 ‘공식 입장’ 형식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총학생회는 15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0원 등록금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19일까지 1500명이 넘는 학생이 설문에 응했고 63.7%가 반대의 뜻을 밝혔다. 찬성 의견은 28.8%다. 최종 결과는 학생총회 직전에 발표된다. 2012년 반값등록금이 도입될 당시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분위기는 환영 일색이었다. 인문사회계열 기준으로 204만 원이었던 한 학기 등록금이 102만 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전국 국공립대 중 꼴찌 수준인 기숙사 수용률, 개설강좌 수 감소, 정체된 연구 역량 등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일 박 시장이 무상등록금 도입 의견을 밝히자 반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값싼 등록금 대신 교육의 질이 중요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A 씨(23)의 장래희망은 사회복지사다. 그는 지난해 필수과목인 ‘정신건강론’을 신청하려 했지만 과목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학교에 문의하자 “교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수업이 개설될지 모르겠다”며 “학점은행을 이용하거나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반값등록금 시행 후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강의 수는 줄었다. 서울시립대 통계연보에 따르면 반값등록금 시행 전인 2011년 2학기 전체 강의는 1626개였다. 그러나 2014년 2학기 1370개까지 줄었고 지난해 1학기에야 1555개로 일부 증가했다. 학교 측은 교육부 지원사업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강의를 통폐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반값등록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주거 등 교육서비스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립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7.6%. 전국 국공립대 43개교 중 꼴찌나 다름없는 42위다. 반값등록금 도입 이듬해인 2013년 서울시는 300명 규모의 기숙사를 2015년까지 신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후 서울시 지원금은 정체 상태다. 2011년 304억 원이었던 서울시 지원금은 시행 후인 2012년 486억 원으로 증가했다. 등록금 지원분 120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13년 441억 원, 2014년 439억 원, 2015년 405억 원을 지원했는데 등록금 몫을 감안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올해 498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이 역시 ‘100주년 시민문화 기념관 건립’ 비용(100억 원)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소통 없는 ‘무상등록금’에 반대
서울시는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상등록금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원 전액 지원과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만 지급하는 방식 등 다양한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반값등록금에 대한 진지한 평가 없이 시장 개인의 SNS를 통해 즉흥적으로 무상등록금 검토 방침이 발표됐다”며 “이화여대처럼 구성원과 소통하지 않는 이사회(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썸네일=동아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