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바나나와 자몽주스를 먹어서는 안될지도 모른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0-17 14: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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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약과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지만 반대로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하는 음식도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간한 ‘약과 음식 상호 작용을 피하는 복약 안내서’와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의 조언을 토대로 약물별로 ‘상극’인 음식을 소개한다.




○ 술, 커피는 피하는 게 상책
약을 복용 중이라면 증상을 가리지 않고 술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알레르기 치료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술을 마시면 졸음이 급격하게 쏟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를 복용 시 매일 3잔 이상 음주를 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입는다. 두통, 근육통, 생리통 증상에 사용하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등 진통 소염제를 복용할 때 역시 술은 금물이다.

 복합진통제에는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할 때에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피해야 한다. 기관지 천식, 만성 기관지염을 치료하기 위해 쓰이는 알부테롤, 테오필린 계열의 기관지 확장제도 커피, 초콜릿, 콜라 같은 카페인과 상극이다. 함께 복용하면 흥분, 불안, 심박수 증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골다공증 약을 복용 중인 환자 역시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카페인이 신장에서 칼슘 배설을 원활하게 해 골다공증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 뼈에서 칼슘을 배출하는 성분이 많은 탄산음료도 금물이다.

 체내에 요산이 지나치게 많이 생기거나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생기는 통풍 환자는 요산을 많이 생성하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소나 돼지의 내장이 들어간 음식, 등 푸른 생선, 멸치, 시금치, 효모가 들어 있는 맥주, 막걸리 등 곡주가 대표적이다. 




○ 같은 약이라도 나이, 성별 따라 영향 달라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바나나, 채소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도 있다. 고혈압, 심부전 등에 사용되는 칸데사르탄, 발사르탄, 테리사르탄 등은 칼륨이 많이 함유된 바나나, 오렌지, 녹황색 채소와 함께 복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아토르바스타틴 등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주스를 하루 250mL 이상 마시지 않아야 한다. 약의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 부정맥과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혈액 응고 방지 목적으로 쓰이는 와파린은 비타민K와 상극이다. 비타민K는 와파린과 반대로 피가 잘 응고되도록 돕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관계자는 “시금치, 부추, 양배추에는 비타민K가 많이 함유돼 있어 하루 1회 반찬 정도로만 섭취해야 한다”며 “반대로 더덕, 고사리, 연근, 가지 등은 비타민K 함유량이 적어 충분하게 섭취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크랜베리주스 등 크랜베리가 함유된 식품도 피하는 게 좋다.

 변비 환자는 우유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변비약은 대장에서 약효를 내야 하기 때문에 위장에서 녹지 않도록 코팅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유가 이 약의 보호막을 손상시켜 약이 대장으로 가기 전에 위장에서 녹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약을 복용한 환자라도 나이, 체중, 성별 등에 따라 음식이 약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약사의 지시에 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에서 안내서 전문을 참조하면 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