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지존 최성국이 사는 법!

여성동아
여성동아2016-10-10 17: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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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최성국. SBS 〈불타는 청춘〉을 통해 코믹지존으로서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표정만으로도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이 엉뚱 매력남의 리얼 라이프.

우스꽝스러운 표정 하나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륙의 스타가 된 배우가 있다. 최성국(46)이 그 주인공. 중국 활동으로 바빠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그가 올 초부터 SBS 리얼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이하 〈불청〉)에 합류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의 출연 이후 시청률도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웨이보 팔로워가 70만 명에 이르는 최성국의 출연으로 대륙에서도 〈불청〉의 인기가 덩달아 높아졌다. 최성국은 “중국에서는 〈불청〉이 〈롼스더췽춘(燃 的靑春)〉으로 불리는데 정말 인기가 많다. 특히 홍콩 편을 많이 봤다고 한다. 중국 방송 관계자들이 이 포맷을 가져다 리메이크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불청〉 같은 형식의 100%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 없거든요. 국내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은 처음이고요. 정해진 형식이나 맥락이 없고 출연자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작가들이 많이 힘들 거예요. 대신 상황이 돌발적이고 외로운 사람들을 모아 놓아서 카메라로 관찰만 해도 재미있다고들 해요. 20대 후반부터 40~50대 중년까지 폭넓게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서 한번 결방했을 때 항의가 폭주해 게시판이 마비됐을 정도예요.”

▼ 〈불청〉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지난 2~3년간 중국에서만 활동했더니 제가 뭘 하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마침 〈불청〉에서 섭외가 들어왔죠. 1박2일 찍으면 2~3회 방송 분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중국과 한국 활동을 병행해도 지장이 없겠다 싶어서 한두 번 출연할 생각이었어요. 처음엔 어떤 프로그램인지도 잘 몰랐어요. 〈불후의 명곡〉과 헷갈려서 “내가 무슨 노랠 불러? 뭘 안다고!” 그랬다니까요. 하하하. 올 초 43회에 첫 등장할 때도 시청자들에게 오랜 만에 인사드릴 생각에 양복을 입은 거예요. 방청객이 당연히 있을 줄 알았죠(웃음).


▼ 벌써 반년 넘게 찍었네요.

방송 시작할 때 만해도 방청객 없는 예능 프로그램은 처음이어서 선뜻 내키지 않았어요. 모르는 사람들과 하루를 같이 보내야 한다는 것도 불편했고요. 근데 차츰 마음이 열려서 지금은 너무 편해요. 다들 외로운 사람끼리 모아놓으니 처음엔 어색해해도 나중엔 가족이 되죠. 다들 〈불청〉을 좋아해요. “이런 여행을 언제 또 해 보겠어?” 하세요. 대학생들처럼 우르르 몰려가니까 20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에요. 같이 가서 밥해먹고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니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마치고 대성리로 MT 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을 중년이 돼서 다시 느끼니까 좋은 거죠.

▼ 실제 커플이 된 김국진 강수지 씨가 사귀는 걸 알고 있었나요.

사실 저희는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오보라고 생각했어요. 출연진은 물론 촬영 스태프들과 막내 작가까지도 둘이 사귄다는 걸 까맣게 몰랐거든요. 그룹 백두산의 기타리스트인 김도균 형님은 200% 아니라고 했어요. 노이즈마케팅일 거라고요. 그러다 그 둘이 왔기에 “아니지?” 하니까 “맞아!” 하더라고요. 많이들 놀랐죠.

▼ 그 소식을 들으니 더 외롭지 않았나요?


외로웠죠. 사실 지난 12년 동안 크리스마스에 혼자 지냈어요. 그리고 11년인가 12년을 생일날에 엄마가 끓여준 곰국 먹고 집에 혼자 있었어요. 소개팅 시켜주시게요?

▼ 하하하. 김국진 강수지 씨처럼 〈불청〉에서 짝을 찾을 가능성이 있나 해서요.


도균이 형이나 국진이 형 입장에서는 다들 여동생이지만 제 기준에서는 누나들 아니면 동갑이에요.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니까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요. 저는 동갑보다 1974년생이 반갑더라고요. 74년생이랑 사귄 적이 있어서요(웃음). 76년생도 반가워요. 군 제대 후 복학해서 학교를 같이 다닌 세대죠.

▼ 외국인과 사귈 계획도 있나요.

국적도, 문화적 차이도 개의치 않는데 한국말은 좀 잘했으면 좋겠어요. 한마디만 던져도 제 기분을 알아챘으면 좋겠어요. 중국여성이나 일본여성과 얘기해보면 일상생활을 설명할 순 있는데 감정 전달이 어렵더라고요.

▼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들었어요.


중국을 왔다 갔다 하다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중국인들이 제 얼굴로 된 이모티콘을 굉장히 많이 쓰고 더라고요. 그런 이모티콘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나온지가 벌써 꽤 됐대요. 중국 분들은 누군지도 모르고 쓴 거예요.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주력한 일도 ‘여러분이 쓰시는 이모티콘의 모델이 한국의 배우 최성국이고, 그게 접니다’라고 인식시키는 거예요.

▼ 최성국 씨가 출연한 영화들도 인기라고 하던데요?


〈색즉시공〉이나 〈낭만자객〉보다 처음에 저를 알린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이 가장 인기가 많아요. 이모티콘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 사람들이 제가 출연한 영화들을 찾아본 거죠. 길을 다니면 10명 중 한두 분은 저를 알아요. 그 2억 명이 제가 중국을 왔다 갔다 하게 하는 원동력이죠.

▼ 중국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그 남자의 발라드〉라는 웹 드라마를 찍고, 팬 사인회도 하고, 무대 인사도 하러 다녀요. 근데 저를 부르면 원하는 게 다 똑같아요. 연기 톤과 표정이 획획 바뀌면서 상대를 정신 못 차리게 하는, 종잡을 수 없는 연기요.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연기를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 중국에서 출연료로 얼마나 받나요.

한국 수준으로요. 웹 드라마 출연료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같아요. 사람들이 제가 중국에서 활동하니까 1백억 원쯤 번 줄 아는데 실은 고마워서 가는 거예요. 20~30대 꽃미남 스타가 아닌데도 저를 스타로 보고 불러주시잖아요. 40대 중반에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얼마나 고마워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다만 제 10년 전 영화를 보고 저를 부르는 거니까 예전과 차이가 많이 나지 않도록 다이어트와 피부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 사드 때문에 중국 활동에 지장이 있나요.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찍기로 돼 있던 드라마 하나가 출연이 취소됐어요. 다른 중국배우가 캐스팅됐다고 해요. 촬영을 다 해서 무대인사만 남은 건 그대로 진행 중이고요. 중국 분들이 한국배우를 되게 좋아해요. 중국말이 원어민 수준이 되면 거기서 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중국사람도 좋고 음식도 좋고 무엇보다 저에게 보내주시는 애정이 감동적이에요.(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띄운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그 영상엔 지난주 팬들과 만남을 갖기 위해 중국 공항에 입국한 그를 중국 팬들이 마중 나와 환호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전성기 시절 욘사마 배용준을 환대하던 일본 팬들을 보는 듯했다.)

지금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에게도 서러운 무명시절이 있었다.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1995년에는 그야말로 찬밥 신세였다. 그는 동기들 가운데 연예기획사의 러브 콜을 받지 못한 단 한 명이었다.

매니저들은 그의 선 굵은 얼굴을 우락부락한 인상이라며 탐탁지 않아 했다. 그런데 이듬해 출연한 드라마 〈부자유친〉과 〈8월의 신부〉가 대박을 터뜨렸다. 약 두 달 간 연예인 인기순위 1위에 그의 이름이 올랐다. 한 스포츠신문에서는 그를 ‘잡초’에 빗대 불굴의 생명력을 극찬했다. 하지만 잡초는 또 밟혔다.

데뷔 초 거들떠보지도 않던 매니저들이 그에게 내민 손을 죄다 뿌리치자 ‘최성국은 왕자병’이라느니, ‘신인이 건방지다’느니 하는 악의적인 소문이 퍼졌다. 한동안 일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그는 코미디 연기로 돌파구를 찾았다. SBS 예능프로그램 〈좋은 친구들〉에서 박수홍과 함께 ‘흑과 백’이라는 코너를 맡아 드라마 타입의 예능을 선보인 것. 국내에 없던 방식의 코미디 연기는 윤제균 감독의 눈에 띄어 그를 스크린으로 옮겨가게 한다.

“윤 감독이 광고회사에 근무하던 대리 시절 저한테 ‘〈좋은 친구들〉 잘 보고 있다. 네 팬이다. 곧 나가서 영화를 만들 건데 같이 일하고 싶다’면서 〈두사부일체〉 시나리오를 줬어요. 근데 제작사에서 반대해 캐스팅이 무산됐죠. 윤 감독이 몹시 미안해했어요. ‘힘 없어서 죄송하다. 나중에 힘이 생기면 연락하겠다’면서요. 그러더니 1년 뒤 〈색즉시공〉 시나리오를 들고 저를 찾아왔어요. 본인이 영화사를 차렸더라고요. 그 〈색즉시공〉 덕분에 제 이름 앞에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이 붙고, 30대 초반부터 계속 스크린에서 활동할 수 있었죠. 영화를 하면서는 캐스팅 단계에서 물먹는 수모는 겪지 않았죠.”

▼ 악의적인 소문으로 일이 안 들어올 땐 마음고생 좀 했겠어요.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라서 낙심하지 않았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올해는 안 돼도 내년에는 잘될 거라고요. 그래도 안 되면 ‘장사를 해서 큰 부자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죠. 어떻게 하다 보니 인연이 이어져 영화를 하게 됐고, 〈불청〉도 처음 생각과 다르게 반년 넘게 하고 있어요. 앞일을 계획하며 살기보다 현재에 충실한 스타일이라 인연을 이어가며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 지금부터 진실게임이에요. 2008년 60억짜리 건물을 샀을 정도로 엄청난 부자다?

부모님이 종로구 청진동에서 해장국 장사를 하시다 그곳이 재개발되면서 그 보상금으로 대학로에 건물을 사셨는데 그 일이 와전돼 제가 산 것처럼 소문난 거예요. 그 때문에 연예인 부자 순위 조사에서 7위에 오른 적도 있어요. 그때 제 통장엔 2백만 원밖에 없었거든요. 하하하. 부모님은 재개발 이후 해장국 장사를 접으셨는데 지금도 하는 줄 아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 호불호가 분명하다?

맞아요. 대본이 제 스타일이 아니면 직접 얘기해요. 다른 배우들처럼 소속사를 통해 고사하지 않고요. 저에 대한 호불호도 분명해요. 저를 너무 좋아하거나, 안 좋아하거나.

▼ 엄청 웃기다?

안 웃겨요(웃음). 〈불청〉에서 제가 너무 웃기다는데, 그게 다른 출연진이 안 웃겨서 그런 건지, 제가 정말 웃긴 건지 회식자리에서 물었더니 둘 다 맞는 얘기라고 하더군요.

▼ 인터넷에 이런 말이 돌던데, 아나운서 킬러다?

절대 아닙니다. 아나운서랑 차 한 잔 마셔본 적이 없어요.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 〈상상플러스〉에 몇 번 나갔는데 친하게 지내는 탁재훈, 이휘재 씨가 제가 단아한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아나운서 킬러’라는 식으로 장난을 쳤어요. 당시 싸이월드 일촌 맺기 열풍이 일어서 일촌에게 쪽지 보내는 건 예사였는데 아나운서들이 “연예인에게 대시 받아봤냐?”는 질문을 받으면 저를 놀리는 게 재밌는지 다 “최성국 씨요!” 하더라고요. 그러려니 했죠. 신경 안 씁니다.

▼ 독신주의다?

27세 때부터 결혼하고 싶었어요. 20대에는 결혼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된 적도 있고, 30대 초중반부터는 이 사람이랑 평생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적이 없어요. 연애도 해봤는데 결혼을 말할 만큼 결심이 선 적이 없어요. 매일 밥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면 프러포즈하겠죠.

▼ 결혼상대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나요.

첫눈에 반한 사람보다는 저를 더 많이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불안정한 직업이니까 평범하고 안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싶어요. 아니면 아무 일도 안 하는 백수거나. 상대 나이는 신경을 안 썼는데 어르신들은 2세를 생각해서 엄마라도 어려야 아이가 학교 갈 때 편하다고 하세요.

▼ 변하지 않은 삶의 원칙이 있다면?

일할 때 철칙 중 하나가 낙장불입이에요. 한번 낸 패는 거둘 수 없다는 뜻의 고스톱 용어예요. 패를 잘못 내면 거둘 수 없으니 어떤 상황이 주어지면 최대한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해요. 노력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다 노력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촬영이 내 마지막 촬영이라는 마음으로 임해요. 그러면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에게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을 묻자 ‘설렘’이란 두 글자를 떠올렸다. 〈색즉시공〉 시나리오를 처음 받던 순간을 끝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그는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고 했다. 올 초 〈불청〉에서 일출을 보러갔을 때 빈 소원도 이것이었다. “사람 때문이건, 일 때문이건, 상관없어요. 올해가 가기 전 설렘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세요.” 최성국은 기자에게 “소개팅 좀 시켜 달라”는 말을 다시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사진 조영철 기자
장소 협조 소호앤노호아미엘리
디자인 조윤제

editor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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