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드니로, 도널드 트럼프에게 ‘한 방’ 날리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0-10 11: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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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에 출연한 배우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영화 ‘인턴'에 출연한 배우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왼쪽)와 앤 해서웨이(Anne Jacqueline Hathaway)
  ‘빔보(bimbo)’가 ‘보조(bozo)’에게 날린 회심의 한 방이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 파일이 공개된 7일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사진)가 트럼프를 맹비난한 동영상으로 트럼프의 콧등을 강타했다.  드니로는 1분이 채 안 되는 이 흑백 동영상에서 작정한 듯 트럼프를 향해 날라리(punk), 개(dog), 돼지(pig), 사기꾼(con), 협잡꾼(bullshit artist), 잡종개(mutt), 머저리(idiot)라고 퍼부었다. 특유의 씹어뱉는 듯한 화술로 “자기가 하는 말에 신경도 안 쓰고, 숙제도 안 하고, 사회를 상대로 게임이나 하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고 독설을 쏟아낸 것이다. 이어 트럼프를 ‘국가적 재앙(disaster)’이라고 했던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국가적 망신(embarrassment) 그 자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는 트럼프의 상스러운 언사를 이용한 ‘트럼프 때리기’라는 점에서 한국에도 상륙한 ‘미러링(mirroring·되받아치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어 드니로는 “이 나라가 이 시점에서 이런 바보(this fool), 이런 멍청이(this bozo)에게 놀아나 그가 현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것에 화가 난다”며 “그는 사람들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말하곤 하는데, 나야말로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깊은 분노를 드러냈다.  드니로는 영화 ‘분노의 주먹’에서 실감나는 권투선수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인터뷰는 원래 유명인사의 투표 독려 동영상 메시지를 배포하는 ‘당신의 내일을 위해 투표하세요’(#VoteYourFuture) 운동의 일환으로 촬영됐다. 하지만 균형 감각을 잃었다고 판단돼 최종 편집에서 유보됐다.  이를 입수해 최초로 공개한 매체는 반(反)트럼프 진영에 선 진보매체가 아니었다. 트럼프를 지지해온 보수언론 폭스뉴스였다. 지난해 트럼프로부터 ‘빔보(bimbo·외모만 예쁘고 머리는 빈 여자)’라고 조롱당했던 앵커 메긴 켈리가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 ‘켈리 파일’이 이를 무삭제로 공개한 것이다.  앙숙이던 두 사람은 올해 5월 켈리가 트럼프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며 한때 화해하는 듯했으나 트럼프가 다시 켈리와의 인터뷰를 회피하며 관계가 악화됐다. ‘빔보’로 불린 켈리가 드니로의 입을 빌려 트럼프를 향해 ‘보조’라고 되갚아준 셈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