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도 저런 친구 한 명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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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2016-09-13 1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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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새 예능 프로그램 ‘내 귀에 캔디’에서는 일상을 공유할 친구가 없어 외로워하는 이들에게 ‘캔디’라는 비밀친구를 만들어준다. 배우 경수진(위)과 방송인 서장훈(아래), 장근석, 지수 등이 출연한다. CJ E&M 제공
오늘 하루는 다 잊고 나랑 충전하자.”(캔디) “좋아. 근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다.”(경수진) “너무 아쉬워. 우리 마음의 배터리는 더 채워져 가고 있는데….”(캔디) 비밀친구 캔디의 간지러운 말에 배우 경수진(29·여)의 두 볼은 붉어집니다. 여느 때처럼 무료한 주말을 맞을 뻔했던 그녀는 이름 모를 친구와의 통화로 간만에 설레는 하루를 보내는데요.  ‘폰중진담’을 표방하는 tvN의 새로운 예능 ‘내 귀에 캔디’의 한 장면입니다. 지난달 18일 첫 방송 이후 4회까지 방영됐습니다. 배우 장근석(29)과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42), 배우 지수(23) 등이 나와 화제를 모았는데요. ‘내 귀에 캔디’는 첫 방송 3일 만에 예능·드라마 중 관심 높은 프로그램 1위,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의 포맷은 독특합니다. ‘캔디’는 일상의 감정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비밀친구인데요.

캔디의 이름과 나이, 직업, 용모 등은 출연진뿐 아니라 시청자도 알 수 없다. 
tvN 프로그램 '내귀의 캔디'에 출연 후 소감을 밝히는 배우 윤세아. 사진=tvN 
출연자와 비밀친구 캔디는 친밀감을 위해 존댓말은 하지 않으며 통화 시간은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가 닳을 때까지로 제한된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휴대전화 연락처는 1000여 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는 3000명이 넘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이 없어 허전해하는 현대인의 세태를 반영했다”고 밝혔습니다.



목소리로 만난 지 하루도 안 된 사이지만 출연진과 비밀친구는 빠른 시간 내에 진심을 나누는 사이가 됩니다. 장근석은 첫 번째 캔디였던 유인나와의 통화에서 배터리가 절반 이상 닳았을 때쯤 속 얘기를 털어놓는데요. “5∼6년 전 정말 바빴을 때, 1분 1초가 세상에서 제일 아까웠고 한 달을 10배로 늘리고 나를 10명으로 나누고 싶었어.” 캔디 역할의 유인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일 하면서 자기애(自己愛)가 떨어진 때가 있었어. 대중의 시선으로 나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더라고. 이거 진짜 심각한 일이다 싶더라고.”

‌그동안 방송에서 ‘혼자 살고, 혼자 먹고, 혼자 술 마시는’ 이른바 ‘혼방’이 주를 이뤘다면 ‘내 귀에 캔디’는 1인 가구의 외로움과 소통, ‘관계에의 욕구’에 초점을 맞춥니다. 연출을 맡은 유학찬 PD는 “누군지 알지 못하는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때 누구보다도 솔직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