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투애니원과 뭣이 같고, 뭣이 다른지 ARABOJA

스포츠동아
스포츠동아2016-08-12 17: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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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질랜드·태국 출신 다국적
소녀시대 비주얼에 YG 색깔 입혀
테디 프로듀싱 맡은 음악은 비슷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 투애니원과 블랙핑크를 비교하는 데 더 없이 정확한 표현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지수·제니·리사·로제)가 8일 첫 싱글 ‘스퀘어 원’으로 데뷔하면서 소속사 선배인 투애니원과 비교하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YG 측이 블랙핑크의 “4인조 데뷔”와 “테디의 프로듀싱”을 공개하면서부터 퍼져나간 시선은, 8일 ‘붐바야’와 ‘휘파람’ 두 곡을 선보인 뒤 더욱 강렬해졌다. 블랙핑크는 발표 이튿날부터 ‘휘파람’으로 국내 차트 1위를 휩쓸고, 10일자 미국 아이튠즈 차트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제2의 투애니원’이 될 것인가, 블랙핑크 자체로 강력한 브랜드가 될 것인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 “실력으로 뽑은 팀” vs “외모까지 되는 팀”

블랙핑크는 데뷔 전 멤버들의 프로필 사진으로 아이돌 팬들을 들뜨게 했다. 외모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얼굴’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았던 YG가 작심하고 ‘예쁜 걸그룹’을 내놓으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실력에 외모까지 갖추면 그야말로 ‘막강 걸그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데뷔한 투애니원은 실력과 잠재력을 우선 기준으로 삼아 멤버를 선발한 팀이다. 박봄과 씨엘은 오디션을 거쳤고, 공민지는 인터넷에 떠도는 춤 영상을 본 양현석의 마음을 움직였다. 양현석은 “박봄과 씨엘, 공민지는 모두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멤버들”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만큼 실력 면에서 자신이 있었다는 의미였다.

블랙핑크는 2011년부터 구상했다. 당시 양현석은 “소녀시대처럼 예쁜 걸그룹에 YG의 색깔을 입혀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일부 연습생의 이탈, 도태 등으로 데뷔가 늦어졌고, 애초 9인조로 기획됐던 팀은 ‘옥석 가리기’ 끝에 4명으로 압축됐다.




● 해외파 토종 vs 다국적 그룹

투애니원은 데뷔 당시 평균 연령 20.75세, 연습 기간은 평균 약 3년이었다. 블랙핑크는 평균 연령 19.75세로 비슷하지만, 연습 기간은 평균 5년으로 투애니원보다 2년 더 길다. 외국 유학생(박봄, 씨엘)과 필리핀 이민 2세(박산다라) 등 투애니원이 ‘해외파’라면, 블랙핑크는 뉴질랜드(로제), 태국(리사) 등 외국 국적자가 포함된 ‘다국적 그룹’이다. 투애니원은 영어, 불어, 일본어, 필리핀어, 블랙핑크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가 가능해 두 팀 모두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다.

투애니원은 카리스마를 지닌 씨엘이 리더를 맡았다. 나이는 박봄과 박산다라가 7살이나 많았음에도, YG는 씨엘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블랙핑크는 리더가 없다. 함께 의견을 내고 합의를 이뤄내는 ‘자율적인 팀’을 지향한다. 하지만 팀에는 구심점이 필요하고, 누군가의 희생과 리더십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 테디에 의한 음악

투애니원과 블랙핑크는 모두 테디가 음악 프로듀싱을 책임진다. 블랙핑크의 ‘휘파람’과 ‘붐바야’가 투애니원의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은 테디의 색깔이 강하기 때문이다.

테디는 투애니원의 데뷔곡 ‘파이어’부터 ‘아이 돈트 케어’ ‘내가 제일 잘나가’ 등 히트곡을 만들며 이들에게 전성기를 선물했다. 테디 역시 투애니원을 통해 프로듀서의 절정기를 맞았다.

테디는 다시 블랙핑크의 음악을 다시 맡으면서 걸그룹과 또 한 번의 성공을 기대하게 한다. 다만 블랙핑크의 향후 음악도 첫 싱글과 비슷하다면 ‘제2의 투애니원’이란 꼬리표를 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인기 프로듀서가 한때의 다작으로 특유의 감성을 소모해버리면서 트렌드를 더 이상 이끌지 못하는 현상도 블랙핑크에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 빅뱅 vs 양현석

YG와 같은 대형 기획사는 브랜드 파워가 있어 신인을 낼 때 어느 정도의 팬덤을 안고 시작할 수 있다. 소속사 유명 아티스트의 지원을 업기도 한다.

투애니원은 데뷔 당시 빅뱅의 도움을 받았다. 2009년 빅뱅과 함께 부른 ‘롤리팝’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투애니원은 노래가 크게 히트하면서 데뷔작 ‘파이어’부터 히트했다.

블랙핑크는 양현석이 나섰다. 블랙핑크를 기획하고 데뷔 과정을 지휘한 양현석은 8일 쇼케이스에서 블랙핑크를 대신해 기자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