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지 한 달 만에 발견된 남자, 가족과 함께 살았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08-10 17: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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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gettyimagesbank
아내, 세 자녀와 한 집에 살았지만 남남처럼 서로 접촉이 뜸했다
60대 가장이 숨져 부패한 상태로 집에서 발견됐다. 이상한 점은 함께 살고 있던 4명의 가족들은 이를 뒤늦게 알았다며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20분경 사하구 한 단독주택 1층 안방에서 이모 씨(65)가 숨져 있는 것을 이 씨 매형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이 씨의 부인(61)은 지난 7일 경남에 사는 친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 방을 들어가려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서 불안하니 집으로 와 달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 가족들은 한 집에 살았지만 마치 남남처럼 서로 접촉이 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는 집은 두 개의 거주 공간으로 나눠진 별채 형식 구조였다. 이 씨는 아들(36)과 같은 현관문을, 부인은 30, 40대 두 딸과 같은 현관문을 썼다. 

사진출처=gettyimagesbank
‌세 자녀 모두 결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딸은 경찰에서 “아버지의 술버릇 등으로 인해 끼니때마다 식사를 방 문 앞에 가져다 드리는 것 외엔 거의 접촉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 씨 옆방에 혼자 사는 아들은 당뇨병 탓에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방안에서 잘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사실상 고립된 삶을 산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얼마 전부터 ‘120살 넘게 장수하는 공부를 하겠다’며 단식을 선언해 식사를 드리지 않아 접촉이 더 뜸했다. 이런 일이 벌어진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씨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은 “현재로선 타살혐의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가족들을 상대로 신고가 늦은 이유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며 “시신의 부패 상태 등을 봤을 때 숨진 지 한달 정도 돼 보이지만 요즘 날씨가 워낙 무더워 정확한 시기를 부검을 통해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