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로 칵테일을? 기네스 타임을 즐기는 완벽한 방법 7

sodamasism2019-12-0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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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 때 간절한 것, 그것은 완벽하게 따른 한 잔의 기네스다”

성큼 다가온 추위에도 맥주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이런 날씨에는 시원한 라거보다는 부드러운 거품의 기네스지.’ 이런 생각을 할수록 정성스럽게 잔에 담긴 기네스가 고프다. 때문에 퇴근 후의 발걸음은 언제나 아이리쉬 펍을 향한다. 사장님 기네스, 파인트 잔에 따라진 완벽한 기네스 한 잔 주세요. 제발.

완벽한 기네스는
아이리쉬 펍에만 있을까?
(가라는 집은 안 가고, 기네스 생맥주를 찾아 아이리쉬 펍에 펍에 오다니)
지난 <누구에게나 기네스가 허락된 시간이 있다>에서 말했듯이 기네스는 맥주를 보관하는 상태나 따라주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때문에 맛있는 기네스를 마시기 위해서는 가까운 아이리쉬 펍을 들리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언제나 원해왔다. 여기가 서울인지 더블린인지 모를 정도로 맛있는 기네스를.

(기네스계의 알파고 ‘스타우티’가 배치된 매장들이 생겼다, 어디 있냐고? 밑에 써놓았다)
오늘 사장님은 새로운 기술을 보여줬다. 일명 ‘스타우티’라고 불리는 기계를 들여놓은 것이다. 이 사람이 이제 성장할 길이 없으니 도구의 힘을 빌리려는 것인가(아니다). 스타우티는 기네스의 거품 위에 사진이나 문구를 새겨주는 기계다. 라떼 아트는 들어봤어도 기네스 아트라니. 모양부터 맛까지 얄밉게 완벽하다.

가장 완벽하게 따른 기네스 한 잔. 그것을 우리는 ‘퍼펙트 파인트’라고 부른다. 그런데 아이리쉬 펍이 아닌 집에서도 이런 퀄리티의 기네스를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오늘 마시즘은 기네스를 따르는 가장 완벽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이래 봬도 나 기네스 라이선스 있는 남자야.

클래식하게
기네스를 즐기는 방법
(기네스를 따를 땐 2가지만 기억해주세요. 3/4 따르고. 119.5초 기다려)
수학의 정석, 성문 종합영어는 표지를 넘겨볼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기네스라면 다르다. 수능은 잠깐이지만 맥주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맥덕이라면 기네스를 따르는 기술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바로 ‘기네스 전용 파인트 잔’이다(퀄리티에 까다로운 기네스 덕후는 바에서 기네스를 다른 잔에 따라 주면 바꿔달라고 말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잘 준비된 파인트 잔을 45도 기울여 기네스를 3/4 정도 채운다. 그리고 잠시 대기. 그러면 기네스의 거품이 용솟음치는 서징 현상을 볼 수 있다. 119.53초(0.03초까지 체크한 기네스 뭐야 무서워)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잔의 윗부분으로 거품이 살짝 올라올 정도로 기네스를 채워준다. 이것이 기네스의 정석이다.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숙련도에 따라 거품의 질감이 천차만별이다. 정말 잘 따른 기네스는 잔을 살살 흔들어도 거품이 잔 밖으로 흐르지 않는다. 맛은 두 말할 것이 없고. 나 또한 이 경지에 오르기 위해 매일 같이 기네스를 사서 따라 보았다. 따랐으니 마셔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절대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다. 수… 수련, 그래 일종의 수련이라고!

강하고 달콤하게
아이리쉬 부머
(기네스와 베일리스의 달콤한 만남)
완벽하게 따라진 기네스야 말로 정답이자 진리이지만, 가끔은 간단한 칵테일을 만들고 싶다. 마시즘이 자주 마시는 것은 ‘아이리쉬 부머’라는 칵테일이다. 여기에는 기네스와 같은 고향 출신인 리큐르 ‘베일리스’가 필요하다. 코코아 맛이 나는 달달한 이 녀석은 꿀벌 같은 마시즘에게는 꽃 같은 녀석이다.

(퍼포먼스 점수 만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리쉬 부머는 어떻게 만드는가. 먼저 클래식한 방법으로 기네스를 잔에서 약간 모자랄 정도로 따라준다. 그리고 위스키 샷잔에 베일리스를 따른다. 마지막으로 이 작은 샷잔을 기네스가 담긴 파인트 잔 위에 퐁당 빠트리면 되는 것이다. 참 쉽죠?

잔에서 나는 ‘탕’ 소리와 함께 냉큼 마시는 게 센스. 베일리스 때문에 기네스의 거품이 굳으므로 재빠르게 아이리쉬 부머를 마시자. 처음에는 기네스로 시작하다가 끝에서 베일리스가 달달하게 마무리 작업을 한다. 마치 고된 일 끝에 얻는 달콤한 휴식과도 같은 맛이다.

스타우트와 라거의 만남
하프 앤 하프
(손오공과 베지터의 퓨전 같은 홉하우스13과 기네스의 만남)
기네스와 다른 맥주를 조합하면 재미있는 맛을 낼 수 있다. 잔에 라거를 반절 따르고, 그 위에 기네스를 따르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잔 위에 숟가락을 엎은 후 기네스를 졸졸졸 흘려보내야 하는 것. 그렇게 하면 아래에는 투명한 라거가, 위에는 검은 기네스가 분리된 ‘하프 앤 하프’를 만들 수 있다.

(하프 앤 하프, 맥주계의 짬짜면이라고 해야 하나)
하프 앤 하프를 마셔보자. 라거의 톡 쏘고 시원한 맛으로 들어가다 곧 기네스의 단 맛과 거친 맛, 부드러움이 펼쳐진다. 드라마로 치자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만 골라서 만든 캐릭터 같다.

하프 앤 하프는 베이스가 되는 맥주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진다.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움과 중량감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평소 즐기는 맥주들과 섞어봐도, 사람들에게 퍼포먼스로 보여주기에도 좋은 칵테일이다.

알콜쪼랩을 위한
트로이 목마
(기네스와 콜라, 최애 음료 둘이 뭉쳤다)
하프 앤 하프가 상하로 완벽하게 갈라진 멋이라면, 이쪽은 타짜스러운 방법이다. 특히 음주는 좋아하지만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칵테일이다. 바로 기네스에 콜라를 섞는 것이다. 이름도 재미있다. ‘트로이 목마’라니. 기네스라는 목마 속에 콜라를 숨긴 격이랄까? 음주 전문가들은 이를 밑장 빼기라고 부른다.

(기네스를 따르기 전에 조용히 콜라를 밑에 깔아 두자)
먼저 콜라를 취향껏 따른 후에 남은 잔 위에 기네스를 따라준다. 언뜻 봐서는 기네스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콜라의 향이 나고, 마시면 달콤함이 가미된 기네스가 만들어진다. 톡 쏘는 탄산은 기네스의 진중함에 활력을 준다. 다만 뭐랄까. 콜라가 들어가서인지 얼음을 추가하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겠지?

상큼한 기네스를 원한다면
블랙 포그
(기네스와 크렘 드 카시스, 없으면 복분자주(장난))
다음은 ‘블랙 포그’라는 칵테일이다. 진중한 기네스에 과실 향을 추가하면 어떨까 싶어 찾은 조합이다. 블랙 커런트가 들어간 리큐르 ‘크렘 드 카시스’를 섞는 것이다. 마시즘은 베리맛을 느끼고 싶어서 골랐는데, 유럽에서는 오렌지 리큐르로도 기네스와 조합을 하기도 한다고.

(산딸기 같은 기네스가 마시고 싶었어)
방법 역시 간단하다. 잘 따른 기네스에 크렘 드 카시스를 붓는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면 베리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기네스가 된다. 여성들이 좋아해 ‘레이디 기네스’라는 이름이 붙기도 하지만, 마시즘에서는 다른 이름 ‘블랙 포그’로 소개했다. 왜냐하면 양보할 수 없는 맛이라서. 나는 레이디가 아니지만 마실 거야. 내 거야.

아일랜드 최고의 예술품
그것은 기네스가 아닐까?
기네스를 가지고 이런저런 칵테일을 만들며 생각했다. 이 녀석은 예술과 비교될 수 있는 맥주라고. 사실 어떤 한 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예술품보다 더욱 많은 영감과 감동을 주고 있을 것이다. 따를수록 맛있고, 바꿔서 마셔봐도 새로운 맛이 나니까.

오랜만에 퇴근 후 아이리쉬 펍에 들렸다. 사장님은 여전한 퀄리티의 기네스 한 잔을 선사해줬다. 집에서 기네스를 많이 따라보니 깨달은 것인데. 이것은 정말 잘 따른 기네스였다. 촘촘해서 구멍이 보이지 않는 거품, 그리고 맥주와 거품의 완벽한 비율, 그리고 한 치의 허세 없이 만들어진 맛까지. 역시 사장님은 기네스만 가지고도 나의 기네스 칵테일을 가볍게 무너트렸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만들고 마셨는데요, 헤헷 역시 프로가 따라주는 게 최고네요)
아마 아일랜드에 간다면 더 맛있겠지? 슬픔에 잠겨 기네스를 마셔봤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더니. 억울하다. 장인이 따라준 기네스 한 잔이 너무나도 맛있어서.

번외 : 그래서 어디 펍을 가란 말이요?
허구한 날 혼자서 마시고 다니는 마시즘. 그렇다면 어딜 가야 기네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아이리쉬 펍은 국내에 많이 있다. 하지만 맛도 보장하고 또 언급한 ‘스타우티’를 볼 수 있는 곳은 아래와 같다. 혹시나 들렸다가 음료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기네스를 마시고 있으면 모른 척 해주자. 마시즘은 여전히 ‘퍼펙트 파인트’에 도달하기 위해 펍들을 전전하며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니까.

- (강남역) 더블린: 역삼동 814-5
- (마포) 코지: 도화동 560
- (송파) 섬맛의 공방: 문정동 618
- (수유) 페넬로페: 수유동 223-6
- (건대) 바텀스업: 화양동 11-18 2층
- (중구) 70’S RADIO PUB: 을지로2가 199-63
-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오킴스: 우동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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