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소년 VS 미치광이 브루어리, 이 구역의 미친 자는?

마시즘
마시즘2019-11-2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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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왔다. 제임스가 내 인생을 또 망치러 돌아온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새 시즌이 11월 5일 공개됐다. 모든 영화에 카라멜 팝콘과 콜라가 정답이 아니듯. 편의점 캔맥주가 모든 넷플릭스에 잘 어울리는 게 아니다. 톤마다 맞는 음료가 다 있다고.

나의 제임스(이제 아시겠지만 제임스는 빌세따의 주인공이다)가 돌아온 기념으로, 준비했다. 여권 없이 제임스 옆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 눈에는 눈, 싸패에는 싸패로, 미친 자의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시네마시즘
빌세따 VS 브루독
넷플릭스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 따위>. 원작은 동명의 그래픽 노블이다. 원작 만화의 배경이 미국이었던 것을,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영국으로 옮겼다. 그 덕에 축축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영국 교외지역의 분위기가 제대로 살아났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저는 사이코패스가 분명해요.”라고 말하는 제임스다. 9살에는 펄펄 끓는 튀김기에 자기 손을 집어넣었고, 15살 부터는 동물들을 죽여왔다는 제임스. 그가 원서만 냈으면 프리패스할 맥주회사가 있다. 2007년,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한 돌아이 맥덕들의 크래프트 브루어리 브루독(Brew Dog)이다. 양조하는 개.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들은, ‘영국의 고리타분한 맥주판을 뒤엎겠다!’고 선언하며 나타났다.

미친 자들의 브루어리
브루독의 기행 TOP5
1. 팬미팅은 탱크에서
(ⓒ브루독 공식 홈페이지)
역조공 클라스를 보자. 브루독의 CEO들은 진짜 탱크를 대여했다. 브루독의 팬들과 함께 탱크를 타고 런던 시내를 행진하기 위해서다. 막강의 파워를 가진 탱크를 이용한 행진을 통해, 영국의 기성 맥주 업계를 부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2. 맥주병을 품은 다람쥐
(ⓒ브루독 공식 홈페이지)
2010년, 세계에는 고도수 맥주 전쟁(마시즘에 올라와 있다)이 있었다. 지독한 전쟁을 끝내고자 브루독은 55도짜리 맥주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병의 바깥을 길에서 차에 치여 죽은 다람쥐, 청설모의 박제로 감쌌다. 이 무시무시한 맥주의 이름은 ‘역사의 끝(the End of History)’. 브루독의 똘끼가 정점을 찍은 레전드 사건이다.

3. 안녕, 내 이름은 블라디미르야
(ⓒ브루독 공식 홈페이지)
소치 동계 올림픽에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反)동성애 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브루독은 맥주를 만들었다. 이름은 ‘안녕, 내 이름은 블라디미르(Hello, My name is Vladimir)’.

라벨에 푸틴의 얼굴을 새겨 넣은, 일명 ‘푸짜르 맥주’다. 대놓고 푸틴 대통령을 조롱하려 만든 이 맥주, 한 박스를 그가 사는 크렘린 궁에 직배송으로 보냈다.

4.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MEGA 맥주
(ⓒ브루독 공식 페이스북)
2017에는 북극의 만년설을 녹인 물로 맥주를 양조했다. 미국의 파리 기후 협정 탈퇴를 비판하기 위해 등장한, MEGA (Make Earth Great Again) 맥주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출마 당시의 슬로건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살짝 비틀었다. 사실 이 사람들, 네이밍 장인이 아닐까?


5. 핑크는 여성의 색이니까요, 맞죠?
(ⓒ브루독 공식 홈페이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내놓은 이 맥주. 기존 메인 제품인 ‘PUNK IPA’에서 파란색 라벨을 핑크색으로 바꾸고 알파벳 하나만 바꿨다. 내용물은 똑같지만, 핑크색 라벨이 붙으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취급된다는 점을 꼬집었다.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기 위해,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높은 한국(37.2%)과 가장 낮은 나라 벨기에(3.3) 사이의 평균값인 20%를 할인율로 책정하고, 수익금의 20%를 성평등 단체에 기부했다고.

미친 맛 드라마에는
PUNK IPA
(ⓒ브루독 공식 홈페이지)
브루독하면 가장 생각나는 맥주는 PUNK IPA다. 이벤트성으로 등장했던 다른 음료들에 비하면, 이 맥주는 겉보기엔 점잖은 편이다(그렇기에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브루독의 맥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맛이 써서 나는 잘 마시지 못한다.

하지만 브루독 정도는 되어야, 팡팡 터지고, 찌르고, 불타는 이 드라마와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지.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보는데 뽀로로 밀크맛 같은 걸 마실 수는 없잖아? 미친 맛 드라마엔, 거칠고 쓴 맥주로.

마! 이게 바로 진정한 어른의 넷플릭스 생활이다.


Editor by 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