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빗줄기 뚫고… 도심에 울린 “NO 아베”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8-16 15:52:29
공유하기 닫기
광복절인 8월 15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 참가자들이 ‘NO 아베!’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 왜곡과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서울시청 인근 도로에서 보수단체들이 개최한 ‘8·15 태극기 연합집회’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이 문재인 정권 퇴진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 사진= 뉴시스·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광복절인 8월 15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이곳에서 머리가 희끗한 한 남성이 비옷을 입은 채 성명서를 나눠주고 있었다. A4용지 2장은 한국어로, 2장은 일본어로 된 성명서였는데 ‘아베 정권의 한국 적대 정책 중단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성명서 배포자는 일본인 무라야마 도시오 씨(66)였다. 3년 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그는 일본인 일행 3명과 함께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무라야마 씨는 “광복절은 일본이 다시는 범죄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날이라 생각해 집회에 참가했다”며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을 담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서는 일본인 참가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오다가와 요시카스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의장은 “한국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무역 문제를 끌어들여 강경 자세를 취하는 일본 정부는 비상식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8·15 평화 손잡기 시민대행진’에도 일본인들이 동참했다. 광복절을 맞아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아일랜드인 제임스 씨(30)는 “아일랜드도 영국에 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다”며 “한국에서 광복절이 어떤 의미인지 한국인 친구에게 듣고 여기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 반부터 서울시청 인근에서는 보수단체의 ‘8·15 태극기 연합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문재인은 퇴진하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 참가자들은 ‘No 아베’와 ‘한일군사협정 폐기하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나고 종로구 일본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한 뒤 대사관 외벽에 ‘NO ABE(노 아베)’ ‘강제동원 사죄하라’라고 적힌 초록색 레이저빔을 10여 분간 쐈다.

구특교 kootg@donga.com·김소영·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