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부터 철가루 검증까지(?), 녹즙계의 평양냉면 노니주스

sodamasism2019-06-21 1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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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계에 평양냉면이 있고, 콜라계에 닥터페퍼가 있다면, 녹즙계에는 노니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맛의 누명을 쓴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평양냉면의 육수는 행주 삶은 물과 비교되었고, 닥터페퍼는 향수 뿌린 타이어 맛이 난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못 먹어서 행주를 삶지 않는가(아니다). 맛이란 그런 것이다.

존버… 아니 노니는 승리한다. 불과 몇 달 전 <죽느냐 사느냐 노니가 문제로다>에서 생사의 문제에 노니를 걸었던 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미 많이 알려졌고, 이미 ‘노니&깔라만시’를 맛있게 마시고 있다. 노니도 마시는데 뭘 못 마실 수 있을까. 콤부차고 닥터페퍼고… 이제 대한민국 음료들은 다 내 발아래 있는 것이다. “네가 그렇게 맛이 특이해? 옥상으로 따라와!” 나의 건방진 노니부심은 잠자는 풀무원녹즙의 코털을 건드리고 말았다.

“노니가 입에 맞으시나 보네요. 이번에 만든 노니 신제품을 보내드릴게요.”

누구든 풀무원녹즙을 건드리면
노니 먹는 거야
(승승장구하던 음료생활에 끝판왕이 돌아왔다)
풀무원녹즙의 ‘노니엔클리어’가 왔다. ‘노니&깔라만시’를 마시며 승승장구하던 나에게는 급 겸손해지는 녀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니엔클리어에는 노니주스가 30%나 담겨있다. 노니 원액으로 따지면 소주잔으로 한 잔정도를 마셨다고 할 수 있다. 뭐랄까. 그동안 내가 마셨던 노니&깔라만시가 ‘지뢰 찾기 게임’이라면 이 녀석은 ‘크래시 로얄’이랄까?

노니의 비중이 올라간 만큼 영양도 훌륭해졌다. 염증 제거에 효과적인 ‘스코폴레틴(Scopoletin)’이 1,000µg가 들어가 있고, 노니 외에 ’칸탈로프 멜론’이 들어갔다고 한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멜론은 혈관 관리에 좋은 장수식품이라고 한다. 건강, 장수 … 이런 단어를 볼 때마다 혀가 덜덜 떤다는 게 함정이지만, 걱정하지 말자. 마시즘. 너는 잘 마실 수 있는 녀석이야. 지난번에 노니&깔라만시를 잘 마셨잖아? 물론 그것은 노니퓨레 4%였지만…

맛없는 녀석 중에
최고 맛있는 녀석인데요
(노니&깔라만시에 이어서 이번에는 칸탈로프멜론이다)
자, 노니엔클리어를 마실 차례다. 노니엔클리어는 병이 아닌 팩의 형태로 되어있다. 그것도 입구를 따로 만들어서 손쉽게 개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흘리지 않고 마시게 하기 위한 친절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함정이다. 이 좁은 입구. 분명 노니 특유의 향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게 분명해! 노니 앞에서는 두리안도 향수라고들 하잖아!

아직 입구를 열지 않았지만 느낄 수 있다. 노니의 향은 아마 술 취한 아빠 양말을 벗길 때 나던 노동의 냄새와 비슷할 것이다. 천천히 입구를 개봉하자 아니나 다를까 향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신선하다. 아니 약간 짙은 풀냄새가 같이 난다. 정리하자면 술 취한 아빠 양말을 벗기면 나는 냄새에 왜 풀냄새가 같이 나는 걸까?

다행인 점은 입구가 좁아서 노니 향기가 코를 공격할 정도는 아니고, 그 마저도 입안에서는 향이 옅어진다는 것. 맛 자체는 석류나 사과주스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 지난번 녀석이 퓨레 특유의 진득한 느낌이었다면, 이것은 새콤한 주스다. 그리고 이것을 다 마시면 시골집 부엌에 있는 꿀 담가 놓은 병에서 나는 향이 입안에 감돈다.

첫 팩보다는 두 번째가 훨씬 낫고, 세 번째부터는 그냥 주스를 마시는 것 같다. ’확실히 노니이긴 한데 맛과 향에서는 많이 숨겼구나’라고 느껴지는 맛이다. 다른 노니 가루, 노니 원액 등을 마셔봤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맛이 있는 것은 아닌데, 맛없는 노니 음료 중에서는 최고로 맛있어!’

노니를 잘못 먹으면
아이언맨이 된다며?
(일부 노니제품에서 철가루가 나온다길래 자력포스를 시전했다)
건강에 좋아 ‘신의 선물’이라고까지 불리는 노니. 하지만 최근 식약처에서 노니 분말 제품에 쇳가루가 검출되었다고 발표를 한 적이 있다. 건강하려고 마셨는데 건강할 확률이 돌려 돌려 돌림판이었다고? 그래서 준비했다. 초강력 네오디움 자석을.

음료계의 매그니토. 마시즘의 네오디움 자석 공격에도 노니엔클리어는 끄떡하지 않았다. 나름 기대했는데 꼼짝도 하지 않다니. 풀무원녹즙 담당자에게 들으니 쇳가루는 일부 분말 제품들에서 검출되는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자들이 알 수 있을까? 역시 네오디움 자석으로… 는 아니고 해썹(HACCP) 마크 정도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해썹은 식약처에서 내준 식품안전관리 인증이다. 제품들마다 가격의 차이가 많지만 건강하려고 마시는 거라면, 제대로 된 걸 마시는 게 낫다. 아이언맨이 되기 싫다면 말이다.

양배추즙에서 노니까지
건강해지는 맛이란
(노니엔클리어, 양도 유통기한도 넉넉하다)
양배추즙에서 시작해서, 노니&깔라만시, 그리고 노니엔클리어까지 왔다. 처음에는 한 병도 마시기 버거워 보였는데, 나름 준 녀석들을 즐겁게 마셨다. 유통기한 3일에 30병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아무튼 노니 엔클리어는 무려 1년이다. 이것이 바로 포장기술의 승리인가. 더 이상 유통기한에 쫓기는 일 없이 매일 아침 노니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평양냉면이나 닥터페퍼처럼 힙해지지 않아도 좋다. 매일 아침 마시는 한 팩의 노니엔클리어는 건강한 하루에 도움을 준다. 먼지 맛이 나던데. 동남아 음식에서 나는 고수 냄새가 나던데 등의 괴담은 나의 노니 라이프에 아무런 걱정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노니를 마실 때는 겸손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풀무원녹즙에서 더 강한 노니를 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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