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돈 몰리거나 구조 이해 안되는 펀드 가급적 피하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6-16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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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자산운용 안정환 전무는 펀드매니저들의 역량을 믿기 때문에 이들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현장 우선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다. 그가 투자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좋은 펀드매니저들이 들어오면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이런 팀워크가 성과로 연결됐다.”

BNK자산운용 안정환 에쿼티그룹장(48·전무)은 최근 이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이 좋은 이유를 묻자 “금융 산업은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직원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BNK자산운용은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발표한 작년 말 기준 주식형공모펀드 수익률 조사에서 53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국내 액티브 주식형 부문 1위(3년 수익률 기준)를 차지했다. 액티브펀드란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BNK자산운용은 지방 은행인 부산은행 관계사여서 전국적으로는 그동안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회사가 서울의 쟁쟁한 자산운용사를 제치고 수익률 1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안 전무는 “2017년 말 이 회사로 옮긴다고 하자 주위에서 ‘무슨 저축은행에 가느냐’고 말릴 정도였지만 1년 반 만에 운용 자산 규모가 1400억 원 안팎에서 7000억 원 내외로 커졌다”고 자랑했다.

그가 책임을 맡은 에쿼티그룹은 산하에 액티브본부 외에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알파본부, 시장수익률이 목표인 인덱스본부 등 본부 3개를 거느리고 있다. 2017년 말 6명이던 그룹 소속 직원은 현재 15명으로 늘었다. 수익률 1위 성과는 이건민 본부장 이하 액티브본부 펀드매니저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 답은 현장에 있다

그의 투자 원칙은 좋은 주식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좋은 주식’이란 실적이야 오르내릴 수 있더라도 견실한 자본을 갖고 있어 절대 망하지 않을 기업을 말한다. 당연히 주식을 추가 발행해 주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는 제외한다. 기업의 순기능은 돈을 벌어 주주에게 배당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좋은 가격’이란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그러나 그가 이 원칙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왜 ‘지금’ 사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적절한 매수 타이밍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한 기업의 주식이 싸고 좋다고 해서 매수한 후 고객에게 ‘10년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반보(半步) 앞서는 투자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매수 타이밍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매수 타이밍은 어떻게 확인할까. 그는 “답은 현장에 있다”고 항상 강조한다. 이는 일반 개인 투자자도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과거 많은 사람이 드라마보다 홈쇼핑 방송을 재미있게 볼 때 홈쇼핑 회사 주가가 폭등했다”면서 “투자자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물건이 좋으면 그 회사 공장에 찾아가 경비원에게 ‘요즘엔 물건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얼마나 늘었는지’라도 물어본 다음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펀드는 패션이 아니라 실체다

그는 펀드 투자 등 간접 투자를 하는 개인들을 위해서도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그는 우선 펀드의 구조와 속성을 이해할 수 없는 펀드는 되도록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또 비슷한 유형의 펀드라면 그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브랜드보다는 그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매니저의 평판이나 과거 운용 실적을 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투자 대상 펀드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개미 투자자들이 이런 조언을 따르기는 쉽지 않을 터. 펀드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금융지식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단기간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리는 펀드는 가급적 피하라’는 조언은 더욱 현실적이었다.

그는 “특히 2000년대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베트남펀드나 브라질펀드 열풍처럼 투자자들이 몰리는 곳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 투자에서는 유행을 따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는 또 “순자산 규모가 지나치게 큰 펀드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가령 10조 원을 운용하면서 압도적인 수익률을 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적정한 규모의 성장성이 있는 펀드가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는 “이런 펀드는 운용을 잘 해서 꾸준히 투자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운용을 담당한 펀드매니저도 모든 역량을 동원해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