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보태려 후원했는데…” 수천만 원 후원금 사기 논란에 '술렁'

dkbnews@donga.com2019-06-07 1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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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Bank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후원금 사기 논란을 떠들썩하다.

논란은 지난 5월 15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 유저 A 씨가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글에 따르면 A 씨는 불우한 환경에 재생불량성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고. 아내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으며, 어려운 형편에 자녀들은 제대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월세가 밀려 후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크게 동요없던 차에 일명 ‘음식물쓰레기 택배’ 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됐다. 한 회원이 쪽지로 반찬을 보내주겠다면서 A 씨에게 집 주소를 요청했는데 집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도착했다는 글이 게재된 이후다.

A 씨를 알고 있다던 다른 유저 B 씨는 "누군가 A 씨에게 쓰레기 택배를 보냈으며 A 씨 가족을 만나 조롱만 했다. A 씨 아내가 충격으로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전했다.

출처= ⓒGettyImagesBank
이러한 내용은 회원들의 공분을 샀고, A 씨에 대한 후원으로 이어지게 됐다. 다른 커뮤니티 게시판까지 사연이 퍼지면서 무려 약 4000여 만 원의 후원금이 입금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상황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후원금이 늘어나자 몇몇 회원들이 병원 입원과 병명에 대한 인증을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A 씨와 음식물 쓰레기 사건으로 글을 올린 B 씨의 (글)작성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A 씨는 제대로된 인증을 하지 못했다. 화가 난 회원들은 본격적으로 A 씨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논란이 거세시자 A 씨는 "도움을 요청했다가 액수가 커져 겁도 났다"며 "잠수타지 않을 것이며 변제에 최선을 다하겠다. 믿음을 이렇게 저버려 죄송하지만 혹여 다른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으면 그래도 한 번쯤 관심가져주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같은날 또다른 글을 통해 "성장과정과 질병은 사실이며 저와 집사람, 두 아이가 월세방에 사는 것도 사실"이라며 "사정을 알리고 차용을 요청하며 당장 쌀 구입 등 먹거리는 해결한 상황이다. '저에게 관심 좀 가져주세요'라는 심정으로 쓰레기 배송은 각색해서 올렸다"고 설명했다.

회원에게 알리는 공지글. 출처= 보배드림
이 사건은 결국 보배드림 관리자까지 나서게 됐다. 운영진은 지난 6월 3일 “쓰레기 택배를 보내고 방문해 가족을 조롱했다는 글을 작성한 B 씨의 접속 아이피와 피해를 당했다는 A 씨의 접속 아이피가 일치한 기록을 확인했다”면서 “피해 액수가 크니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입금을 주의해달라”고 공지했다.

보배드림 운영진은 A 씨가 전체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역 등을 명확히 공개하고 후원금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A 씨가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자 운영진 측은 6월 5일 공지를 통해 "법적 처벌 회피와 순간 무면식으로 대처해 집단 소송을 하게 됐다"면서 "단체 소송을 통해 이런 소액 사기, 후원금 사기도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첫 선례를 만들겠다"고 알렸다.

현재는 네이버 피해자 카페를 통해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모든 소송 비용은 보배드림에서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dkbnews@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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