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잠수부들 “배 아래 시신 더 있을 가능성”… 인양 늦출수도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6-05 10: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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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 한국인 남성 시신 1구와 한국인 추정 시신 1구 등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관계자는 6월 4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사고 지점에서 다뉴브강 남쪽 하류로 55km 지점 강 위에서 50대 한국인 남성 시신 1구를 헝가리 경찰이 찾았다. ‘허블레아니’호 선체 창문에 끼인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 1구도 추가로 수습했다”고 밝혔다. 선체에서 발견된 남성은 국방색 셔츠에 청바지를 착용했다. 선체에서 추가 발견된 남성 시신이 한국인으로 확인되면 이날까지 한국인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어난다. 남은 실종자는 15명이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인양을 위한 크레인이 6월 6일 오전 현장 인근 세체니 다리 하류에 도착하면 이르면 오후부터 인양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양작업은 6월 7, 8일경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양 방식에 대해 “로프로 (허블레아니호를) 감아 크레인으로 드는 방식 등인데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과 헝가리 구조팀은 허블레아니호 인양 전까지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중 수색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전일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함께 실종자 수색을 이어갔다. 다뉴브강의 특성을 잘 아는 헝가리 대원이 먼저 입수해 상태를 점검하고 수색한 뒤 한국 잠수 대원이 투입되는 방식이다. 6월 4일에도 오전 8시 50분경 헝가리 팀이 들어갔고, 한국 잠수팀은 오후에 입수했다.

전날에도 낮 12시 20분경 헝가리 잠수부가 5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고 이어 한국 잠수대원 2명이 투입돼 시신을 수습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야노시 허이두 헝가리 대테러청장이 한국 측이 수습하는 게 좋겠다고 의사를 전달해왔다. 헝가리 구조대가 시신을 발견해도 실제 수습은 한국이 맡겠다고 사전에 약속했다”고 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전날 수습한 한국인 여성 시신 한 구가 떠내려가지 않고 선미 바깥에 있었던 것과 관련해 “(우리 측) 잠수대원 말에 따르면 강바닥이 모래나 진흙이 아니고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됐던 다리의 잔해와 바위 등으로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선체 진입은 헝가리 측의 완강한 반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 측은 시야만 확보되면 수중 드론을 투입해 시신 확인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 한국 잠수부는 “여전히 시야 확보가 잘되지 않고 있지만 사고 당시보다 수심이 1m 이상 낮아졌고 유속도 훨씬 좋아졌다”고 전했다. 전날 헝가리 잠수부들이 허블레아니호 인근을 잠수한 결과 “배 아래에 시신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헝가리 대원들은 수색 초기 상황 인식 및 구조 방식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은 밧줄을 타고 빨리 입수하자고 했고, 헝가리 측은 사다리를 고정한 뒤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헝가리 측은 한국 구조대가 가져온 장비들이 너무 가벼워 밧줄을 타고 내려가면 빠른 물살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국 잠수부들은 헝가리 측의 수색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계속된 회의와 작전을 수행하면서 호흡이 맞아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 헝가리 잠수부는 “양측 모두 공동의 목표를 위해 뛰고 있지만 일 처리 방식이 달랐다. 양국 잠수 문화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헝가리 측은 “한국 잠수부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고 칭찬하기 시작했고 한국 잠수부들도 전통 과자를 건네며 유대감을 쌓기 시작했다. 양국은 지문 감식반도 함께 꾸려 수습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헝가리 대테러청장은 6월 3일 시신 수습 직후 물속에 들어갔던 한국 잠수부와 만나 영웅으로 표현하며 격려하고 수중 작업을 할 때 동일한 압력을 유지해주는 감압체임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뉴브강 하류 늪지대 접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헝가리 군견도 투입됐다.

‘참좋은여행’ 측은 9명의 사망자 시신을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현지 장례업체와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페스트=동정민 ditto@donga.com·서동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