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축구 한일전’ 1-0 신승, 8강행…日 팬들 “‘한국님’에겐 못 이겨” 자조

jeje@donga.com2019-06-05 10:02:29
공유하기 닫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정정용호’가 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16강전서 후반 39분 오세훈(아산 무궁화)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을 꺾고 2013년 터키 대회 이후 6년 만에 8강 무대를 밟는다. 16년 전인 지난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16강전에서 2-1로 일본에 패배한 것도 설욕했다.

이날 초반 분위기는 일본이 가져갔다. 그러나 이내 한국은 수비 안정에 집중하며 일본의 공세를 차단했다.

일본 공격의 세밀함은 떨어져 큰 위기는 없었다. 다만 한국의 반격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전반 23분 후지모토 간야(도쿄 베르티)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이강인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44분 김정민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와카하라 도모야(교토 상가)가 막아냈다. 한국의 유일한 전반 유효 슈팅이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지솔(대전 시티즌)을 빼고 엄원상(광주 FC)를 투입하며 5-3-2에서 4-4-2로 공격적인 변화를 줬다. 후반 3분 만에 기회가 찾아왔으나 엄원상의 크로스가 이강인의 발끝에 닿지 않았다.

2분 뒤 일본이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골키퍼 이광연(강원 FC)이 사이토 미쓰키(쇼난 벨마레)의 패스를 받은 미야시로 슈팅을 막아냈으나 고케 유타(비셀 고베)의 2차 슈팅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사이토의 패스 순간, 일본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VAR(비디오판독시스템) 후 일본의 득점이 취소됐다. 한국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도 반격을 시작했다. 엄원상의 오른쪽 측면 돌파로 공격의 파괴력이 더해졌다. 세트피스 기회도 많아졌다. 한국은 후반 22분 이강인의 프리킥을 이재익(강원 FC)의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와카하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26분 나카무라 게이토(감바 오사카)의 헤더 슈팅을 이광연이 차단했다. 7분 뒤에는 미야시로가 슈팅했지만 골대가 막아줬다.

팽팽한 0의 균형은 후반 39분 깨졌다. 한국이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최준(연세대)이 스가와라 유키나리(나고야 그램퍼스)가 걷어낼 볼을 가로챘다. 그리고 최준이 올린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일본의 이번 대회 첫 패배로 일본을 탈락시킨 한 방이었다.

일본 언론은 한국에 패배해 8강 진출이 좌절되자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게키사카’는 “일본이 한국에 패해 2회 연속 결승 토너먼트 1회전에서 탈락, 16강벽을 넘지 못했다”면서 “전반은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5-4-1 포메이션의 한국에 막혀 0-0으로 마쳤다”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8강이 걸린 한일전에 패해 젊은 사무라이 전사들의 꿈이 여기서 무너졌다”면서 “결정적인 기회는 오히려 일본 쪽이 가지고 있었다”고 평했다.

일본 팬들 역시 아쉬워했다. 이들은 특히 VAR 판독으로 골이 취소되자 “전혀 오프사이드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VAR상 오프사이드는 맞지만 우리 진짜 운 없다” 등 의견을 남겼다.

그런가하면 “역시 흐름을 못 잡으면 이렇게 되는 거지”, “잠이나 잘걸”, “뭐 일본은 ‘한국님’에겐 못 이기는 거지”, “실력으로 진 거다. 일본은 전반에 체력 다 쓰고 후반에 기진맥진했다”라며 자조적인 반응도 많았다.

한편, 한국은 6월 9일 새벽 3시 30분 폴란드 비엘스코 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세네갈과 8강전을 치른다.

장연제 기자 jeje@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