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시장이냐”... 브라질서 ‘고아 입양 패션쇼’ 논란

황지혜 기자
황지혜 기자2019-05-28 16: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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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는 명목 하에 브라질에서 벌어진 ‘고아 입양 패션쇼’가 논란이 되고 있다.

5월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브라질 현지 언론을 인용해 지난 21일 마투그로수 주 쿠이아바 시의 한 쇼핑몰에서 18명의 고아 아이들이 런웨이에 올랐다고 전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이날 행사는 ‘입양에 적합한 사람들이 입양이 가능한 아이들을 알아볼 수 있는 밤’이라고 소개됐다.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협찬사가 제공한 옷을 차려입고 쇼핑몰 한 가운데 마련된 런웨이 위를 패션쇼 모델 걸었다.

런웨이 양 옆으로는 입양을 희망하는 예비 부모들이 박수를 치며 아이들의 ‘쇼’를 관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행사는 공개된 즉시 큰 비난을 받았다. 과거 사람을 사고 팔던 ‘노예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었다. 어린 아이들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포즈를 취하도록 강요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지역 변호사 에두아르도 마혼(Eduardo Mahon)은 “입양 희망자들에게 아름답고 친절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아이들의 퍼레이드는 내게 옛 노예 시장을 떠올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마누엘라 다빌라(Manuela D'Avila) 전 의원 역시 “내가 본 가장 슬픈 이야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행사를 주관한 마토그로소 입양 연구지원 협회(Mato Grosso Adoption Research and Support Association·Ampara)는 이 날 행사가 지역 아동 법원의 승인 하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진지한 단체”라며 “아이들의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행사에 참여한 모든 아이들은 입양되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개최를 허가한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는 쇼핑몰 측 역시 “행사가 입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믿었다”고 해명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