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로 돌아온 디즈니 만화… 뮤지컬 요소 극대화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24 1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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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알라딘(왼쪽)과 지니의 우정이 강조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1992년)이 27년 만에 실사 영화로 돌아왔다. 개봉 당시 5억40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려 1990년대 디즈니 스튜디오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메가 히트작이다. 판타지적 요소가 많아 실사 영화에 대한 팬들의 우려가 컸지만 정교한 그래픽으로 이질감을 덜어냈다.

이야기는 원작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아그라바 왕국의 좀도둑 알라딘(메나 마수드)이 궁을 빠져나온 술탄의 딸 자스민 공주(나오미 스콧)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마법사 자파(마르완 켄자리)의 협박으로 동굴 속 램프를 찾으러 간 알라딘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윌 스미스)를 만나고, 알라딘은 왕자가 돼 자스민과의 결혼을 꿈꾼다. 알라딘, 자스민에 구릿빛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배우들을 캐스팅해, 인종에 관계없이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화이트 워싱’ 논란을 피하면서도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높였다.



자스민은 더 진취적인 여성이 됐다. 정략결혼에 불만을 품고 답답한 궁을 벗어나려 하는 원작의 설정에, 술탄이 되고 싶은 욕망을 추가했다. 여성이 술탄이 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며 올바른 정치를 고민한다. “입 다물고 살진 않겠어. 나는 침묵하지 않을 거야”라는 가사의 ‘Speechless’는 이번 영화에서 추가된 자스민의 솔로 곡으로 그의 주체성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의 시녀 달리아(나심 페드라드)가 지니와 사랑을 성취해 나가는 모습도 원작에는 없던 설정이다.

뮤지컬적 요소도 극대화됐다. 동굴에서 지니가 자신을 소개하는 ‘Friend Like Me’는 래퍼 출신 윌 스미스의 장기를 살려 랩, 비트박스를 통해 현대식 ‘스왜그’를 담았다. 원작에서 지니 역을 맡았던 로빈 윌리엄스의 노래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왕자로 변신한 알라딘이 행차할 때는 ‘Prince Ali’를 배경으로 낙타, 공작, 코끼리, 형형색색 의상 등 화려한 볼거리가 압권이다. 양탄자를 타고 알라딘과 자스민이 부르는 ‘A Whole New World’는 여전히 감미롭다.

‘스내치’(2000년), ‘셜록홈즈’(2009년) 등을 연출한 가이 리치의 빠른 컷 편집과 특유의 유머는 화려한 뮤지컬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1억8300만 달러(약 2177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원숭이 아부와 호랑이 라자, 앵무새 이아고 등 동물들의 디테일을 살렸고 지니의 온갖 마법을 현실화했다. 특히 아그라바 왕국을 구현하기 위해 축구장 2개 면적에 야외 세트장을 지었다고 한다.


원작과의 비교가 필연적이지만, 알라딘의 마지막 소원이 지니의 자유를 위해 쓰인다는 ‘다 아는’ 결말에도 그때 그 감동은 여전하다. 5월 23일 개봉. 전체 관람가.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