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를 찾기 위한 경찰의 ‘몽타주’가 누리꾼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이미지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용의자 얼굴이 너무 과장된 탓이다.
지난 5월 17일 영국 노샘프턴셔 경찰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강도 사건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수도 검침원으로 위장한 남성이 여성 혼자 있는 집에 방문, 수도를 확인하며 여성의 주위를 돌리는 사이에 또다른 일당이 집 안으로 침입해 금품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었다.
공개된 몽타주 속 용의자는 넓은 얼굴형과 윗부분에만 무성한 머리카락, 얼굴 면적에 비해 중앙에만 몰려있는 이목구비로 일반적인 사람의 사진이라기에는 어딘지 어색함이 드는 형태였다.
누리꾼들은 즉각 “게임 피파98 속 관중 그래픽이냐”,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버즈 같다”, “레고 아닌가”, “피해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너무 웃긴 사진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댓글은 9700개를 넘어섰다.
해당 몽타주는 E-Fit(얼굴 확인 기술·Electronic Facial Identification Technique)에 기반한 것이다. 목격자 진술을 기반으로 용의자 얼굴을 합성하는 장식인데, 연필로 용의자 얼굴을 스케치하던 과거 기법에 비하면 최첨단이지만 시각적인 정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호주뉴스닷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Fit의 용의자 특정 가능성이 연필 스케치에 비해 높다고 설명한다.
사실 E-Fit에 얽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영국 워릭셔 경찰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용의자 몽타주가 똑 같은 논란을 불러왔다.
당시 워릭셔 경찰은 검은 비니를 쓴 남성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는데, 과장되어 보이는 입과 이, 잇몸 때문에 누리꾼들의 조롱을 받은 바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몽타주를 이용해 우스꽝스러운 합성 사진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워릭셔 경찰은 해당 몽타주는 장난이 아닌 진짜이며 여성이 끔찍한 범죄에 희생된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심이 우리 경찰이 용의자를 식별하고 더 빨리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걸 의미하길 바란다”는 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E-Fit은 컴퓨터 기반의 이미지 생성 방법”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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