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 입학비결은 노력”이라던 中 학생, 77억 뇌물입학

celsetta@donga.com2019-05-21 15: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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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eibo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제가 누구인지 아예 모르지요. 저는 그리 높은 IQ를 타고 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성적도 그저 보통이었고요. 이렇게 특별할 것 없는 제가 스탠포드 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건 꾸준한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650만 달러, 한국 돈으로 77억 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미국 명문대에 들어갔음에도 마치 순수한 노력으로 입학한 것처럼 사람들을 속인 학생이 비난 받고 있다고 홍콩 매체 SCMP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천재가 아니라도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또래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었던 중국 여성 자오 유시(19)씨. 그는 최근 미국을 뒤흔든 입시 비리 스캔들에 연루된 이들 중 한 명입니다. 이 스캔들에는 유명인, 법조인, 경제계 인사 등 미국 주류사회를 이끄는 가족들이 여럿 포함돼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자오 씨는 지난 2017년 인터뷰에서 “스탠포드 대학 입학은 꿈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목표를 확실히 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룰 수 있다”고 말해 주목받았습니다. 이어 “집이 부자라서 스탠포드에 들어갈 수 있던 거 아니냐는 질문도 받는데 아니다. 입학사정관들은 수험생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인터뷰 대답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자오 씨의 가족은 입시 컨설턴트 업체 대표인 윌리엄 싱어에게 거액을 지불했습니다. 대형 입시비리의 ‘몸통’인 싱어는 돈으로 대학 관계자들을 매수해 학생들을 입학시켰습니다.

자오 씨의 가족은 변호인을 통해 자신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피해자로서 순수하게 장학금을 기부할 의도로 돈을 건넨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오 씨 아버지 자오 타오 씨는 본인이 경영하는 제약회사 웹사이트에 공식 성명을 올려 딸의 학업 문제에 얽힌 돈과 회사 자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며 투철한 애국심을 보였던 자오 씨. 한때는 중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이제 그의 미래는 당초 계획과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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