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기 TV쇼 일반인 출연자, 방송서 망신 당한 후 숨져

phoebe@donga.com2019-05-16 13:39:52
공유하기 닫기
스티브 다이몬드. 출처=페이스북
영국 민영방송 ITV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제레미 카일 쇼(The Jeremy Kyle Show)’에 출연했던 일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방송사는 이 프로그램의 녹화를 무기한 중단했다.

스티브 다이몬드(Steve Dymond‧63) 씨는 약혼자인 제인 캘라이언(Jane Callaghan) 씨를 설득하기 위해 ‘제레미 카일 쇼’에 출연했다. 그는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방송 중에 거짓말 탐지기 검사까지 받았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공개 망신을 당한 그는 방송 1주일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스티브 씨의 아들 칼 울리(Carl Woolley‧39)씨는 아버지의 자살이 방송 때문이라며, 데일리메일에 아버지가 촬영 후 격정에 휩싸여 전화했다고 전했다. 칼 씨는 “아버지는 나에게 진행자 카일이 정말 자신을 속였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것은 그들이 거짓말 탐지기 결과를 발표했던 시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씨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 실패한 후 정신 착란 증상을 겪었다고 주변인들은 말했다. 집주인은 데일리메일에 그가 프로그램 출연한 후 몹시 화가 나 있었으며, 진행자가 촬영장에게 그에게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방송인 제레미 카일.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그는 제인 씨와 관계가 무너지던 지난 2월 우울증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벌금 미납 사건 사건으로 재판 중인 그는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받았다고 한다.

분노 여론이 들끓었다. 대중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체포 영장이 발부된 남자를 왜 TV에 출연 시켰느냐며 제작진을 질타했다. 국회 의원과 정신과 의사, 방송 전문가들은 ITV의 ‘잔혹 극장’을 영구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TV는 “ITV와 ‘제레미 카일 쇼’ 관계자들은 출연자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고 슬프게 생각한다”라며 “심각성을 고려해, ITV는 이 쇼의 촬영과 방송을 중지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방송인 제레미 카일이 진행하는 ‘제레미 카일 쇼’는 회당 100만 명이 시청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주로 불륜, 가족 문제, 마약 및 술 같은 개인적인 주제를 놓고 출연자들이 갈등하는 과정이 여과 없이 공개돼 논란이 되곤 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