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인생 20대, 월 카드비 37만원 ‘짠물’… 디저트-커피로 ‘소확행’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18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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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아낀다고 아끼는데도 한 달 교통비가 평균 30만 원은 나와요.” 장애인 학교에서 스포츠 강사로 일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 김모 씨(25)의 고민거리는 가끔 이용하는 택시 때문에 줄지 않는 교통비. 2년 전 졸업한 후 쉼 없이 일해 오고 있지만 한 달 월급은 170만 원 남짓이다. 학자금 대출을 갚고, 적금을 좀 붓고 통신비, 용돈을 쓰고 나면 어느새 통장 잔액은 바닥을 드러낸다. 계약직이라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갑을 더 닫게 된다. 그의 낙은 친구들과 영화관을 찾는 시간과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즐기는 운동뿐이다.

본보가 한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들여다본 1990년대생(만 20대) 가계부의 특징은 한마디로 ‘알뜰살뜰 소확행’이었다. 주머니가 가벼운 탓에 카드 결제액이 월평균 37만 원에 그칠 정도로 ‘짠물 소비’를 하고 산다. 하지만 커피, 디저트, 문화생활 등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모습이었다.





○ ‘알바 인생’ 반영하듯 주머니 가벼워

핀테크 기업 ‘핀크’는 주거래계좌와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해 수입과 지출 현황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현재 가입자가 189만 명을 넘는다.

본보가 핀크와 함께 급여이체 기록이 있는 1980년대·90년대생(만 20∼39세) 회원 1만 명의 데이터를 무작위로 추출해 분석한 결과 90년대생 월급생활자의 평균 급여는 세후 148만 원이었다. 80년대생 평균 급여(351만 원)의 42% 수준이다. 취업난 때문에 적지 않은 이들이 ‘시간제근로자(알바)’로 근무 중인 까닭에 최저시급 기준 월급(주 40시간 근로 가정) 174만 원에도 미치지 못 했다. 군인이 다수 포함된 남성(130만 원)보다 여성의 급여(166만 원)가 더 높았다.


90년대생들은 얄팍한 지갑 때문에 소비생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었다. 카드 사용 명세를 핀크에 연동한 회원 1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월평균 카드 결제액이 37만 원, 결제 횟수가 21회에 그쳤다. 반면 80년대생은 월평균 결제 횟수는 30회였지만 결제액이 125만 원으로 90년대생들에 비해 지출 규모가 훨씬 컸다.



○ 알뜰살뜰 ‘소확행’



90년대생들은 돈을 어디에 쓰고 있을까. 가장 결제 횟수가 많은 7개 분야는 △디저트·베이커리 △커피 △편의점 △외식 △문화생활 △온라인쇼핑 △여행으로 나타났다. 3월 기준으로 이 7개 항목은 20대 결제 횟수의 79%를 차지했다. 각 소비 항목에서 1회 이상 결제가 발생한 회원 1만5000명의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특히 편의점, 문화생활에서 유난히 결제 횟수가 많았다. 90년대생 남녀의 편의점 월평균 결제 횟수는 각각 8.3회, 6.0회로 80년대생 남녀의 결제 횟수 7.7회, 5.3회를 앞섰다. 문화생활 관련 월평균 결제 횟수는 90년대생 남녀가 각각 5.5회, 3.7회였다.


핀크 강수진 매니저는 “90년대생은 지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디저트나 커피 등 ‘작게 나가는 돈’에는 주저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윤희남 연구원은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는 불필요한 지출을 꺼리며 부채 회피 성향이 강하다”며 “아직 구매력은 낮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한 정보력으로 식음료, 생활용품 등의 소비에는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