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사자 농장 실태…사냥꾼 놀잇감·뼈 약으로 마구 죽여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5-01 19:20:01
공유하기 닫기
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수천 마리 사자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번식농장에서 비밀리에 사육되고 있으며, 부유한 트로피 사냥꾼들의 사냥감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농장에 있는 사자 중 사냥꾼의 총에 맞지 않은 사자들은 도살 돼 아시아 장사꾼들에게 ‘약’으로 팔린다.

영국의 사업가이자 정치인 마이클 애쉬크로프트(Michael Anthony P. Ashcroft) 경이 1년 여 조사한 끝에 냉엄한 산업의 진실이 드러났다. ‘밀림의 왕자’ 사자 중 일부는 좁은 울타리 안에 가둬져 트로피 사냥꾼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 그는 이를 ‘통조림 사냥(canned hunting)’ 산업이라고 말했다.



‘통조림 사냥’ 산업은 너무나 비열해서 다른 사냥꾼들도 거리를 둘 정도다.

애쉬크로프트 경은 4월 28일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글에서 “웅장한 짐승을 죽이는 특권을 위해 수천 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저격수 중에는 영국인들도 있다”라고 밝혔다.




유튜브 @Lord Ashcroft on Wildlife 
유튜브 @Lord Ashcroft on Wildlife 
무자비한 사냥꾼의 총에 맞지 않은 사자들은 ‘뼈’ 때문에 도살된다. 과거 ‘호랑이 뼈 연고’처럼 사자 뼈도 류머티즘 특효약이라며 아시아에 팔려나간다. 뼈 외에 다른 신체 부위는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준다며 여기저기로 팔려나간다.

글로벌 자연 기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급성장하는 뼈 무역으로 매년 1000마리 이상의 사자가 사망한다고 추정한다.

애쉬크로프트 경은 영국 정부에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선에 따르면, 그의 충격적인 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자 농장에서 사냥을 하고 싶은 고객은 어느 사자를 죽일지 선택할 수 있다.
△ 사냥꾼은 사자의 크기와 품질에 따라 최대 4만2300파운드(한화로 약 6395만 원)을 지불한다.
△ 소위 ‘에코 농장’이라는 곳에서 불과 이틀 만에 50마리 이상의 사자가 뼈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
△ 한 영국인이 진정제 다트를 맞아 지친 사자를 쏘는 불법적인 장면이 촬영됐다.
△ 사자들은 소름끼치는 환경에서 도살되기 전 지저분한 우리에 보관됐다.
△ 이 사정을 모르는 관광객들은 사자 새끼들과 놀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의도하지 않게 끔찍한 거래를 돕고 있다.




현재 남아공에는 1만2000마리 사육 사자가 있으며, 야생 사자보다 4배나 많은 숫자이다. 무자비한 농장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며칠 만에 어미에게서 떨어져 사육사 손에 양육된다.

애쉬크로프트 경은 “영국인들이 사자 농장에 공모한 사실은 우리 수사관들 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우리 수사관들은 전직 특수부대원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들은 이 나라의 사냥꾼들과 중개인들이 비열한 무역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폭로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남성이 큰 수사자를 쏘기 위해 4만2300파운드(약 6395만 원)를 지불했고, 종종 사냥한 사자 머리를 벽에 장식했다고 전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사냥한 동물이 불법 사냥을 위해 길러졌음을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남아공은 매년 800마리 사자 뼈를 수출한다. 두개골을 포함해 전체 뼈를 1kg당 약 125파운드(약 19만 원)에서 4600파운드(약 696만 원)를 벌어들인다.

판매된 뼈들은 대부분 베트남, 태국, 라오스로 간다. 거기서 뼈를 삶아 약으로 만든다.

그러나 운동가들은 불법적인 사자 밀수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생 동물 보호 단체인 본 프리 재단(Born Free Foundation)의 정책 책임자인 마크 존스 박사는 더 선에 “사자 사육 시설은 야생 사자 보호와는 거리가 멀다. 매 단계마다 사자를 잔인하게 착취해 이익을 얻는다. 궁극적으로 사자 중 많은 수가 통조림 사냥이나 뼈 거래를 위해 생을 마친다. 다른 이름으로 공장식 농장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