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려 ‘세상에서 가장 큰 새’ 만든 조각가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5-01 1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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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 케랄라 주 인근에는 거대 바위 위에 세워진 랜드마크가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면 거대한 새가 바닥에 나동그라져 발톱을 세우고 있는 형상인데요. 5층 건물 높이의 이 조각상은 ‘자타유 어스 센터(Jatayu Earth’s Center)’라는 이름의 건축물이며 내부에는 전시관, 영화관, 실내 암벽타기 훈련장 등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로 가득합니다.

사진=Jatayu Earth’s Center
이 센터를 만든 사람은 감독 겸 극작가 라지브 안찰(Rajiv Anchal·63)씨입니다. 뛰어난 조각가이기도 한 그는 1980년대부터 힌두교 설화 ‘라마야나’에 심취했고, 이야기에 나오는 영험한 새 ‘자타유’의 모습을 거대한 조각으로 구현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자타유는 납치당한 시타 여신을 구출하기 위해 마왕 라바나와 싸우다 목숨을 잃은, 고귀한 희생의 상징입니다.



안찰 씨는 현지 언론 더 힌두에 “자타유 조각상에는 여성의 안전을 지킨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며 “이 센터를 지을 때 건설노동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워낙 거대하다 보니 실제로 작업하던 사람들조차도 자기들이 만드는 것이 새 모양이라는 걸 2년 정도 지나서야 깨달았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찰 씨와 함께 센터를 지은 기술자들은 이제 스스로 조각상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예술 양면에서 모두 숙달됐다고 합니다.

사진=Team Jatayu
‘세계에서 가장 큰 새 조각상’으로 이름을 알린 자타유 에코 센터는 안찰 씨가 소유한 회사와 케랄라 주, 구루찬드리카 건설업자들이 힘을 합쳐 완성했습니다. 2008년 안찰 씨는 케랄라 주의 땅을 30년 간 빌려 자타유 상을 세우기로 마음먹었고 2011년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2017년 3월에는 센터까지 오는 케이블카까지 완성되어 대중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관광객들은 자타유 조각상의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놀라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후 2018년 추가 공사를 거쳐 내부에 전시관, 영화관, 힐링 센터 등을 갖추자 관광지로서 자타유 에코센터의 입지는 더 탄탄해졌습니다.

오래 품고 있던 꿈을 실현한 안찰 씨는 인간이 만든 구조물과 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타유 상을 대자연 속에 만들기로 했을 때도 환경을 지키면서 작업하는 것을 우선시했다”며 “주변 숲과 어우러져 풍경의 일부인 것처럼 보이게끔 디자인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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