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가지고 놀게 진동벨 하나 더 주세요”…????

kimgaong@donga.com2019-04-27 1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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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상속자들' 캡처
2년째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A 씨가 “왜 요즘 가게들이 노키즈존 선호하는지 공감한다”면서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4월 15일 A 씨는 일하던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픽업대에 놓인 쟁반 상태가 누리꾼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쟁반에는 쓰다 버린 기저귀, 과자 부스러기, 먹다 남은 요거트 등이 지저분하게 올려져 있습니다.

카페 아르바이트 2년차인 A 씨는 아기를 동반한 일부 고객들이 매너를 지키지 않아서 너무 힘들다면서 몇 가지 사례를 밝혔습니다.

쓰레기 문제
 A 씨 제공
A 씨는 “쓰레기통이 가게 중간에 떡하니 있는데 물티슈, 냅킨, 아기 과자, 아기 음료수 다 욱여넣은 쇼핑백을 정수기 옆에 놔두고 간다”면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잡화점과의 인터뷰에서 "분리수거를 하다 보면 기저귀를 직접 만지게 되는데 축축한 것들을 만질 때마다 속이 울렁거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이 가지고 놀 진동벨 주세요”
진동벨을 아이 장난감으로 여기는 손님들도 있습니다.

A 씨는 “진동벨 하나 가지고 아기들이 싸운다고 하나만 더 빌려달라고 한다”면서 “어떤 마음으로 부탁하시는 건지는 알지만 진동벨도 가게의 소중한 비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진동벨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고장이 날 까 봐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비눗방울 놀이-킥보드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아이들이 카페 안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킥보드를 타는데도 제지를 하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아르바이트생들의 스트레스가 큽니다.

A 씨는 아기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면서 “몇몇의 부모님들 때문에 좋은 분들까지 미워하게 하고 예민하게 생각하도록 만든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이어 “우리 모두 조금씩만 배려하면서 살면 좋겠다. 저도 더 좋은 서비스마인드를 갖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글을 마무리 했습니다.

해당 글은 4월 19일 기준 조회 수 17만 회를 넘고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누리꾼들은 자신들이 겪은 비슷한 사례를 공유하면서 이 씨를 위로했습니다. 해당 댓글에는 “머그컵 가져다가 아이 쉬 하라고 하는 엄마도 봤음”, “이런 분들 때문에 ‘맘X’ 단어가 생기고 아기랑 나가면 눈치 보여서 다니기가 힘들어 진다”, “전 식당 하는데 다 먹은 국 그릇에 기저귀 놔두고 가신 분도 있었어요”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A 씨는 잡화점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친구들에게 털어 놓으면서 웃어 넘기지만 조금 힘들다"면서 "집에서 신발 신고 소파에 올라가거나 킥보드 타지 않는 것처럼 카페도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습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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