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학위가 필요 없는 미국의 고임금 일자리

phoebe@donga.com2019-04-14 11:20:02
공유하기 닫기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요즘 ‘미국판 스카이캐슬’이라는 뉴스 기사를 접해보셨을 텐데요. 최근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대학 입시 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현지에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입시 컨설팅 업체 대표에게 사회 저명인사, 대기업 CEO, 연예인 등이 돈을 주고 자녀들을 유명 대학에 부정입학 시켰습니다. 확인된 액수만 우리 돈으로 280억 원이 넘습니다.

이후 미국 사회에는 이렇게까지 해서 대학 졸업장을 따야 하는가 회의론이 일었습니다. 실제로 미국 취업사이트에는 구글(Google), 에어비앤비(Airbnb), 페이스북(Facebook), 오라클(Oracle) 등 많은 일류 기업들이 올린 4년제 학위가 필요 없는, 높은 급여의 맞춤형 일자리 목록이 주르르 뜨기 때문입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링크드인(LinkedIn)의 로라 로렌제티(Laura Lorenzetti) 편집장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4년제 학위가 필요한 업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 회사들이 찾고 있는 인재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본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최고 인재들을 놓고 경쟁하면서 출신 학교보다는 기술에 대한 강조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4년제 학위를 중시하지만, 기업들은 4년제 대학 학위만큼이나 진지하게 경험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대학 학위가 필요없는 일류 기업의 고임금 일자리는 이렇습니다.

애플사의 브랜드 디렉터 자리(단순히 학사 선호라고만 되어 있음)와 애플 뉴스의 편집자(학사 학위 소지자, 석사 학위 소지자 또는 그에 상응하는 업무 경험 선호라고 적혀 있음)입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다른 직종으론 오라클의 기업 회계 관리자(비즈니스 관련 분야의 BA/BS 학위 또는 동등한 업무 경험이 필요함), 시카고의 구글 클라우드 계정 관리자(학사 또는 동등한 실무 경험)가 있습니다.

미국 연봉 정보 업체 글래스도어가 보고한 연봉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브랜드 디렉터들은 약 20만 달러(한화로 약 2억 2780만 원)를 벌 수 있고, 편집자와 회계 담당자들은 약 6만 달러(약 6834만 원)를 벌 수 있습니다.

또한, 고연봉 직업인 기계 설계자, 전기 기술자, 제조 기술자, 통신 기술자 역시 학위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기계 설계자들은 약 7만 1000달러(약 8087만 원)를 벌고 전기 기술자들은 6만 9000달러(약 7859만 원)를 법니다.

넷플릭스(Netflix)의 UX 디자이너인 한나 매디는 4년제 학위가 없습니다. 그녀는 링크드인에 “고등학교 중퇴자여서 첫 디자인을 할 때까지 제빵사로 야간 근무를 했다. 친구들과 함께 아르바이트 프로젝트를 했고, 온라인 코딩을 배우고, 포트폴리오를 고용주들에게 부지런히 내보여 넷플릭스에서 일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4년제 학위가 일자리를 구하는 데 여전히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업 코칭회사 아마 라 비다(Ama La Vida)의 관계 개발 전문가인 랜달린 힐(Randalyn Hill) 씨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힐 씨는 학위가 없다면, 관련 강좌를 들으라고 조언했습니다. 

“페이스북 블루프린트 인증을 받고, 구글 로그분석에 대한 강의를 들은 다음, 작업에 따라 온라인 코스에서 코딩하는 기술 스택을 받으세요. 책을 읽고 여러분 근처에서 열리는 행사를 찾아가세요.”

또 다른 큰 도우미는 ‘공짜로 일하는 것’입니다. 다만, 오래할 수는 없습니다. 잠깐 경험을 쌓아보는 것이죠.

힐 씨는 “영원히 할 일은 아니다”라며 “채용되는 것을 목표로 공짜로 일하는 것과 취미로 공짜로 일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짧은 시간 무료로 일하며 “5성급, 10성급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그리고 당신이 잘 하는 모든 일을 기록으로 남겨두라고 힐 씨는 말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거나, 지식인에 답하거나, 정말 최신 유행이라고 느끼면 팟 캐스트를 시작하세요. 세 가지 주요 요점을 중심으로 한 글이나 토론의 틀을 짜야 합니다. 첫째, 내가 뭘 배웠지? 둘째, 개인적으로 전문가로서 어떻게 도움이 되지? 셋째,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가치를 창조하고 있지?입니다.”

직업 전략가인 카를로타 짐머만(Carlota Zimmerman)은 포스트에 대학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적인 이야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방어적이거나 화내지 말고, 왜 대학에 가지 않았는지, 왜 당신의 기술과 경험이 당신을 유력한 후보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가에 대해 차분하게 당신의 주장을 말하세요.”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