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흥부 이야기? 의리 있는 까마귀가 사람에게 준 선물

celsetta@donga.com2019-04-10 16: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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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튜어트 달퀴스트 씨 트위터(@StuartDahlquist)
까악, 까악. 까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외모를 가진 까마귀는 특유의 새까만 몸과 독특한 울음소리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길조로 취급 받지 못 하는 새입니다. 하지만 까마귀가 지능이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데요. 새들 중에서도 특히 똑똑한 까마귀는 인간으로 치면 다섯 살에서 일곱 살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워낙 똑똑하기 때문일까요? 최근 미국 50대 남성이 까마귀를 꾸준히 돌봐 준 보답으로 귀여운 선물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조류 애호가 스튜어트 달퀴스트(Stuart Dahlquist·56)씨는 집 근처에 사는 까마귀 가족에게 먹이를 주고 다쳤을 때는 치료도 해 주며 몇 년 간 친하게 지내 왔습니다. 이 까마귀 가족은 부모와 두 마리 새끼로 이루어진 4인, 아니 4조 가족이라고 합니다.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스튜어트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까마귀들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며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소나무 가지 두 개에 각각 음료캔 따개 고리가 끼워져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사진=스튜어트 달퀴스트 씨 트위터(@StuartDahlquist)
그는 “몇 년 동안 먹이를 주며 보살핀 까마귀 가족이 선물을 남기고 갔다. 소나무 가지에 캔따개 고리를 끼운 ‘작품’이다. 아름답고 창의적인 예술에 감동받았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자기들을 살뜰히 살펴 준 인간에게 정성껏 만든 나뭇가지 장식을 선물한 까마귀들의 정성에 해외 네티즌들도 감동했습니다. 그저 부럽다는 경탄부터 “나도 집 근처 까마귀에게 조약돌 선물을 받은 적 있다”는 ‘간증’글도 올라왔습니다. 한 네티즌은 “우리 가족은 다친 까마귀를 며칠 동안 보살펴서 자연으로 돌려 보낸 적이 있다. 녀석을 돌려보내는 날 거의 백 마리는 될 것 같은 까마귀 동료들이 마중을 나왔다”며 까마귀의 높은 지능과 의리에 감탄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긴 대가로 멋진 선물을 받은 스튜어트 씨. 비록 동화 속 이야기처럼 보물이 나오는 박 씨앗은 아니었지만,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게 되었네요.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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