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언하는 Z세대… 귀 기울이면 답 보인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13 12:00:01
공유하기 닫기
IBM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 코리아에서 유통·소비재 산업 및 디지털 전환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이한규 상무. 그는 “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와는 분명히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을 보이는 Z세대의 특성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1995년 이후부터 2010년 출생자까지를 지칭하는 ‘Z세대’는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크게 관심 두지 않던 세대였다. 대다수가 구매력 없는 10대였고, 20대라 해도 아직 본격적으로 경제 활동을 시작한 나이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기업들도 Z세대가 이전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초반 출생자)’와는 뭔가 다르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전미소매협회와 함께 발간한 리포트 ‘유일무이한 Z세대’에 따르면 Z세대는 더 나이 많은 가족 구성원보다 월등한 디지털 지식을 갖고 있어 가족과 친지의 구매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리다고 해서 소비자로서의 Z세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서는 최근 Z세대를 스페셜리포트 주제로 다루면서, 국내 Z세대 전문가인 이한규 IBM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 코리아(GBS Korea) 상무를 인터뷰했다.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Z세대를 ‘어린 밀레니얼 세대’ 정도로 봐선 안 된다. 상당 부분 비슷한 정서와 행태를 공유하지만 명백하게 다른 성향과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Z세대는 밀레니얼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을 즐겨 찾는다. 한 화장품 회사의 예를 들어 보자. 이 업체는 다양한 연령대별로 브랜드를 세분해 관리하고 있다. 그중 10,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2010년대 초중반만 해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엔 잘되고 있다. 주 고객층이 밀레니얼 세대였을 때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Z세대가 메인 고객층이 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고 오프라인 결제가 많아진 덕택이다. 이처럼 Z세대가 오프라인 매장 방문과 현장 결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를 바라고 ‘자신이 원할 때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자신이 원하는 그 순간에 구입하고자 하는 마음이 밀레니얼에 비해 훨씬 강하다.”



―그 외 다른 소비 패턴에도 차이가 있나.




“삼성 노트북을 예로 들어 보겠다. 밀레니얼은 ‘아저씨 브랜드’ ‘회사 지급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외면한다. 반면 Z세대는 할인 혜택만 많으면 그게 무슨 브랜드든 그냥 산다. ‘가성비 추구’와 ‘과시형 소비’라는 상반된 성향을 모두 갖춘 밀레니얼과 달리, Z세대는 ‘실속’을 중시한다. 특히 뭔가 사고 싶을 때 반드시, 그 즉시 그걸 사려 한다. 설령 조금 더 비싸게 사는 일이 있더라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주관적인 만족도를 중시하는 ‘가심비’ 소비 패턴을 보인다. 특히 Z세대는 온·오프라인 구분을 하지 않는다. 온라인은 그들에게 가상이 아니고 현실이다.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둘러보다 실물을 만져 보러 매장에 잠깐 들르는 것은 그들에게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연결되는 경험일 뿐이다. 그래서 좀 더 지불하더라도 딱 ‘꽂히는’ 시점에 그 즉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을 하는 것이다.”



―이제 Z세대의 사회 진출이 시작됐다. 기업을 위한 조언은….



“밀레니얼 세대는 과도기적 세대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들 덕분에 조직도 새로운 세대가 어떻게 사고하는지 공부할 수 있었다. 이 세대는 어쨌든 적응하는 척하다가 결국 3년 정도 지나 조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Z세대는 아예 1년도 안 채운다. 조직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떠난다. 그 대신 분명하게 ‘왜 떠나는지’를 말한다. 왜 싫고 무엇 때문에 떠나는지 평소에 말하고 있다. 그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인재를 계속 잡아둘 방법도 찾을 수 있고 결정적으로 ‘경직된 관료주의 조직문화’를 바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