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콜라인가 커피인가? 커피 코카-콜라 리뷰

sodamasism2019-04-05 19: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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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은 콜라로 하시겠어요. 커피로 하시겠어요?”

경양식집에서 나온 종업원의 물음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코카-콜라냐 커피냐’의 물음 앞에서 어린 마시즘은 고민에 빠진다. 고심 끝에 고른 것은 코카-콜라. 그런데 그게 직업까지 될 줄은 몰랐지. 만약 그때 커피를 시켰더라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

프로탄산러 마시즘은 언제나 코카-콜라를 찾는다. 휴식 시간에도, 식후에도 한 잔의 코카-콜라를 즐긴다. 카페에 가거나, 커피를 꼭 마셔야 할 때는 어떡하냐고? 그럴 때는 해외에서 가져온 ‘코카-콜라 커피 플러스’를 꺼낸다.

(마시즘의 카페용 필수 코-크인 코카-콜라 커피 플러스)
이것이 바로 코카-콜라 저니의 오프너(Opener)* 마시즘이다. 너네 이런 거 봤니?

응 봤어
마트에서 많이 팔던데
(내가 알던 그 코카-콜라 디자인이 아니다)
귀를 의심하고 눈을 의심했다. 한국에도 커피가 가미된 코카-콜라가 있다고? 사실 ‘2017년 일본과 호주에서 시작되어 베트남, 태국 등에서만 파는 커피 향이 나는 코카-콜라’라고 자랑하려고 했는데 입도 뻥끗 못하고 실패. 제보를 듣고, 곧장 마트로 달려갔더니 ‘커피 코카-콜라’가 정말 팔고 있었다. 커피 코카-콜라! 네가 왜 여기 있어?

지난 <사랑은 코-크를 타고>에서 코카-콜라 커피 플러스를 리뷰했을 때가 기억난다. 많은 분들이 ‘저것은 어떻게 구할 수 있냐’고 말했었다. 하지만 독자들도 마시즘도 이것이 한국에서 출시될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는 아직 콜라에서만은 예외가 없는 탄산계의 청학동인 줄만 알았는데.

(코카-콜라는 일단 새로 나오면 모으는 거다)
하지만 디자인이 잘 나왔다는 게 함정. 해외에서 파는 ‘코카-콜라 커피 플러스’는 흐릿한 커피 원두 이미지가 아쉬웠었다. 반면 한국의 ‘커피 코카-콜라’는 한 땀 한 땀 그려서인지 커피 원두 이미지가 아이맥스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음료에게 미안한 소식이지만 코카-콜라는 마시지 않고 디자인만으로도 가치가 있거든. 가지고 있으면 적금 드는 기분이랄까?

커피음료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하지만 문제가 남았다. 한국의 ‘커피음료 잔혹사’라는 저주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90년대에 카페콜라, 볼카, 해커스 같은 커피 향 탄산음료가 나왔다가 사라진 일이 있었다. 그것이 씨앗이 되어 최근 칸타타 스파클링, 커피에 스파클링, 막걸리카노, 소다리카노(…)까지 다양한 커피 혼합 음료가 나왔다. 안타까운 것은 실험정신이 높아질수록 마신 이들의 후기가 재난 영화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콜라에 커피는 금기의 조합인가? 아니다. 이미 ‘카페 라 샤워(Cafe La Shower)’ 혹은 ‘커피 콕(Coffee Coke)’이라고 불리는 에스프레소와 콜라를 합친 음료가 남미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카페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콜라에는 고소함을 커피에는 청량감을 주어 나름 마니아층도 두텁다.

과연 야심 차게 출시한 커피 코카-콜라는 이 저주를 풀 수 있을까?

코카-콜라,
커피는 거들 뿐
(이것은 커피인가, 코카-콜라인가)
맛의 기미상궁 마시즘이 출동할 시간이다. 커피 코카-콜라의 캔을 땄다. 볶은 커피 향이 잔잔히 퍼졌다. 탄산은 빠르게 올라왔다가 파도처럼 사라진다. 첫 입에는 제로 코-크의 느낌이 났는데, 마신 후에는 다시 고소한 향기가 남는다.

커피 코카-콜라가 잘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코카-콜라와 커피의 비중을 1:1로 맞추지 않은 것이다(카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카페 라 샤워는 보통 1:1 비중으로 제조한다). 오직 코카-콜라에 집중하되 첫 향과 끝 향에서 커피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향에 민감한 사람은 자신이 보리탄산음료를 마셨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 하지만 좋아한다면 당신은 정말 복 받은 것이다. 나처럼 이걸 구하려고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많이 변한 것은 스펙이다. 인스턴트커피가 들어가 카페인 함량이 늘었지만, 칼로리는 없어졌다. 사실 코카-콜라 치고 카페인이 높은 것이지 우리가 마시는 커피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카페인을 지녔다. 정해진 영양 수치 내에서 한 캔이라도 더 마시고 싶은 프로탄산러에게는 맞춤인 음료다. 관심도 받고, 음료도 마시고.

코카-콜라
선택도 고민도 순간을 즐겨라
매일 같은 음료를 마시면서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은 대단하다. 하지만 새로운 코카-콜라의 낯선 풍미를 마주치는 것은 뚜껑을 열기 전부터 행복한 일이다. 이를테면 음료는 일상에서 가장 빠른 행복을 찾는 놀이동산이고 우리는 자유이용권을 끊은 것이다.

매일같이 코카-콜라를 마시다가, 커피 코카-콜라를 마주하니 깨달음이 찾아온다. 음료계의 황희 정승 마시즘. 내가 마시는 음료가 전공이면 어떻고 부전공이면 어떠하랴. 즐겁게 마시면 그만인 것을.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 종업원의 질문을 되뇌어 본다. “후식은 콜라로 하시겠어요, 커피로 하시겠어요?”

저는 커피 코카-콜라로 할게요!

* 오프너(Opener)는 코카-콜라 저니와 함께 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입니다. ‘마시즘(http://masism.kr)’은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로, 코카-콜라 저니를 통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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