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특혜채용 요지경… 지원서도 안냈는데 서류전형 합격자 올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05 10: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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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유력 인사의 채용 청탁을 받은 지원자를 ‘관심 지원자’로 분류하고 전형마다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각 전형 단계에서 탈락할 때마다 번번이 점수가 조작돼 합격한 지원자도, 입사 지원서도 내지 않았는데 전형 도중에 서류 합격자로 둔갑해 최종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사실은 KT의 부정 채용에 관여해 기소된 이 회사 전 인재경영실장 김상효 씨(63)의 공소장에 담겼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A 씨(33)는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 접수 기간에 입사 지원서를 내지 않았지만 전형 도중 서류 합격자로 둔갑했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2012년 10월 김 씨에게 “김성태 의원 딸을 하반기 공채에 정규직으로 채용해 달라”면서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다른 지원자들이 인·적성 검사 시험까지 마친 시점이었다.



김 씨는 이후에도 A 씨 전형 결과를 챙겼다. 다른 지원자와 달리 적성검사를 면제받은 A씨가 온라인 인성검사 결과 불합격권인 D등급을 받자, 김 씨는 이 점수를 합격권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지원자 허모 씨는 서류심사와 인·적성 검사, 1차 실무면접에서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매번 특혜를 받아 최종 합격했다. 김 씨는 각 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기 전에 허 씨가 불합격 대상자란 사실을 인사 담당자에게서 보고받고 점수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업무를 총괄하던 김 씨가 유력 인사와 연락하며 청탁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김 씨는 2012년 10월 고교 동창인 김종선 전 KTDS(KT 자회사) 대표 딸이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 인사 담당자를 시켜 김 전 대표 딸을 서류전형 합격자로 만들었다. 김 씨는 같은 해 11월 성시철 당시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KT 인재경영실 사무실에서 만나 공항공사 간부 자녀를 채용해달라는 청탁을 받기도 했다. 공항공사 간부 자녀는 1차 실무면접에서 떨어졌지만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