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의 편에 확실히 서라”… 방미 앞둔 文대통령에 청구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03 09: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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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취하려면 살을 내줄 각오로 만나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열흘 정도 앞둔 가운데 외교가에선 미국이 만만찮은 외교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나선 자리에서 미국이 정부의 대북협상안 중 일부를 수용하거나 검토하는 대가로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조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다양한 변수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미 국무부가 4월 1일(현지 시간) 발표한 지난 3월 29일 워싱턴 한미 외교장관 회담 보도자료 마지막 문구는 그런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미) 양측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한국의 신남방정책, 그리고 한미일 3각 공조에 걸쳐진 양측의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는 대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펴낸 국무부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 자료에서 한미일 3각 공조만을 언급한 건 두 차례(지난해 10월 17일, 올해 2월 14일) 있지만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함께 묶어 협력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협력 여지를 남겨 두면서도 아직 적극 동참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이 단순한 역내 협력 방안을 넘어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전략이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한미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언론 발표문에서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임을 강조했다”고 밝혔지만 청와대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우리가 동의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과 더불어 껄끄러운 한일 관계를 알고도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한 것은 비핵화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관계 회복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대놓고 물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