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 희생자 모친, 아들 장례식 치르고 돌연사

phoebe@donga.com2019-03-26 17: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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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테러 사건의 희생자인 요르단 시민 카멜 다위쉬 씨의 어머니가 아들의 장례식 직후 사망했다. 출처=sarayapost.com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테러 사건의 희생자 어머니가 아들의 장례식 후 몇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지난 3월 15일(이하 현지시간)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9)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 반자동 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5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사우드 압델파타 마이센 아두완(Saud Abdelfatta Maisen Adwan‧65) 씨의 아들 카멜 다위쉬(Kamel Darwish‧38) 씨도 이날 사원에서 기도하다가 비극적으로 숨졌다.

3월 25일 영국 메트로 보도에 따르면, 아들 카멜 씨의 장례식은 이날 거행됐고, 어머니인 사우드 씨의 장례식은 다음날 거행됐다. 시드니 주재 요르단 대사관 관계자는 사우드 씨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 어머니가 ‘심장이 부서지는 고통’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가족 친구 야세르 모함마드(Yaser Mohammad) 씨는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왔는데, 분명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참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관을 고향 요르단으로 운반하도록 알아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낙농업 노동자 카멜 씨는 6개월 전쯤 형 주헤어 씨와 함께 요르단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했고, 아내와 2살 6살 8살 자녀들도 비자를 신청해 아버지를 따랐다.

2007년부터 뉴질랜드에 터를 잡은 형이 “뉴질랜드가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더 안전한 곳”이라며 동생 내외를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나타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에 카멜 씨가 희생된 것이다.

어머니 사우드 씨는 죽기 전 아들의 장례식 참석이 힘들 정도로 너무나 슬퍼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잠자리에 들기 전 복통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갑자기 세상을 떠날 줄은 몰랐다. 다음 날 아침 사우드 씨는 숨진 채로 가족에게 발견됐다.

조카인 아드완(33) 씨는 테러범이 카멜 씨와 어머니 사우드 씨의 죽음에 책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숙모님은 그냥 깨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그 분이 돌아가신 이유가 슬픔이라고 느낀다. 매우 슬프다. 그 분은 매우 사랑스럽고 착하셨다”라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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