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할큄병인데, 정신병 오진 받아 1년 넘게 생고생

phoebe@donga.com2019-03-25 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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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dward B Breitschwerdt et al.
미국 청소년이 고양이에게 긁힌 후에 환각, 우울증, 자살 충동을 포함한 정신병과 같은 증상으로 고통 받았다. 병원에 가봤지만 의사 두 명은 모두 그에게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내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 특이한 사례는 최근 중앙신경계 질병 저널(the Journal of Central Nervous System Disease)에 발표됐다고 3월 22일(현지시간) 폭스 뉴스가 전했다.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중서부에 사는 한 십대 소년은 “격정에 휩싸이고, 혼란스럽고, 우울하며, 불안한” 감정을 느껴 병원과 치료센터를 들락날락했다. 소년은 갑자기 자신이 “악마의 사악하고 저주 받은 아들”이라고 말해 의사들을 놀라게 했다. 의사들은 소년의 갑작스러운 기괴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답을 찾기 위해 소년의 의료 기록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진, 그 소년은 사회적으로 육체적으로 학문적으로 활동적이었다. 국가 지리학과 역사 대회에 참가하고 한국 연극에서 주연배우로 연기했고, 펜싱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학업 성적도 우수했다.”

그러나 의료전문가들이 지적한 바에 따르면, 가족력에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양극성 장애가 발견됐다.

2016년 1월 조현병 진단을 받은 후, 그 소년은 다양한 향정신성 약물을 처방 받았다. 그때쯤에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도한 피로, 잦은 두통, 가슴 통증, 호흡 곤란(공황 불안증), 요로 빈도 등 증상을 보였다.

그해 여름, 소년은 정신과 병동에 11주 동안 입원하며 ‘광범위한 검사’를 받았다. 검사가 끝난 후 소년의 부모는 허벅지와 겨드랑이 주위에 독특한 ‘긁힌 자국’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튼살처럼 보였지만, 환자는 갑자기 체중이 증가한 적이 없었다. 그것은 고양이가 할퀸 자국이었다.

의료진은 환자의 소아급성발병 신경정신증후군의 원인으로 ‘신경 세포증(박테리아 감염)’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바르토넬라 헨셀라에(Bartonella henselae) 박테리아에 감염된 소년은 고양이 할큄병(묘조병, Cat scratch Disease)을 앓았던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이 균은 건강한 고양이의 약 3분의 1의 혈액에서 발견된다.

대개 이 박테리아 감염은 상당히 흔한 것으로 간주되며, 증상 역시 심각하지 않다. 보통 자연적으로 치유되곤 한다. 하지만 일부 심각한 경우가 문제다. 항생제 또는 다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감염을 피하려면 애완 고양이를 실내에서 키우고, 거친 놀이를 피하며 고양이를 만진 후 손을 씻을 것을 권장한다.

병의 원인을 알게 된 소년은 항생제를 복용한 후 완전히 회복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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