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투숙객 불법촬영→생중계…1600명 당했다

장연제 기자
장연제 기자2019-03-20 15:00:50
공유하기 닫기
자료=경찰청 제공
전국 30개 모텔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촬영하고 이를 국외 사이트에 생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모 씨(50), 김모 씨(49)를 구속하고, 카메라 구매 등 범행을 도운 임모 씨(26), 최모 씨(49)를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영남·충청권 10개 도시에 있는 30개 숙박업소(모텔) 42개 객실에 있는 TV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에 1mm 초소형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의 사생활을 촬영했다.

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지방 모텔에 투숙객으로 위장 잠입해 카메라를 직접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박 씨가 설치한 카메라의 작동 여부를 원격으로 확인했다. 또한 불법 촬영한 영상을 올리기 위해 외국에 서버를 둔 국외 음란사이트를 구축·운영하기도 했다.


앞서 박 씨는 음란 사이트를 운영한 이력이 있었고 김 씨도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방조범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11월 24일부터는 직접 구축한 음란사이트에 투숙객들이 성관계 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 803회에 걸쳐 실시간 중계했다. 중계 영상물 일부는 녹화 편집본으로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1600여 명에 이른다. 해당 영상물들이 재유포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사이트 회원 4099명 중 97명이 유료회원이었다.박 씨 일당은 유료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 생중계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녹화된 영상을 마치 실시간 영상물인 것처럼 게시하는 방법으로 회원들의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00만 원을 벌어들였다.

방조혐의로 입건된 임 씨는 중국에서 카메라를 구매해 들여오고 대금을 결제하는 일을 맡았고, 최 씨는 사이트 운영자금 3000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초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의자들을 차례로 검거하는 데 성공했고, 피해 모텔에 설치된 카메라를 모두 없앴다.


수사 과정에서 무선 IP카메라를 효율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탐지기도 개발했다. 카메라가 통신할 때 발생하는 고유 기기번호와 신호 세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m 떨어진 곳에서도 탐지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숙박업소 객실 내에 설치된 TV 셋톱박스·콘센트·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 틈새나 아주 작은 구멍이 뚫린 곳, 불필요하게 전원 플러그가 꽂힌 곳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섬네일 출처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