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없는 고시원 못짓고 면적 최소 7m²로… 서울시, 고시원 주거 기준 마련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19 09: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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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전에 지어진 서울의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가 더 쉬워진다. 고시원을 지을 때 방마다 창문을 설치하고 방 면적을 7m² 이상으로 하는 기준 개정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3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2018년) 11월 스프링클러가 없어 7명이 숨진 종로구 고시원 화재 이후 준비한 것이다.



이날 종합대책에 따르면 시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는 고시원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 할 때의 지원 조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다중이용업소법)’ 개정안이 시행된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고시원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서울시는 이들 고시원에 대해 2012년부터 입실료를 5년간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비를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입실료 동결 기간을 3년으로 낮춘다. 동결 기간이 길어 고시원 소유주가 선뜻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으려 한다는 일부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고시원 1만1892곳 가운데 5840곳(49.1%)이 서울시내에 있다. 이 가운데 1061개소는 2009년 전에 지어졌다. 서울시의 지원 조건을 받아들여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고시원은 이 중 222곳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올해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2.4배 늘어난 15억 원을 배정한다고 밝혔다. 고시원 70개소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있는 액수다.

서울시는 2009년 이전 고시원도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다중이용업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 서울시, 고시원 소유주가 설치비를 동액 부담해 입실료 동결 조건 없는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을 펼친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이 다중이용업소법 개정안은 현재 정부가 입법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는 고시원을 지을 때 방의 실면적을 최소 7m²(화장실 포함하면 10m²)로 하고 방마다 창문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하는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수립했다.

현재 고시원을 비롯한 다중생활시설을 지을 때 적용하는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에는 복도 폭만 제시할 뿐 창문 설치나 실면적 기준은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종로 고시원 화재 직후 서울시내 5개 고시원을 샘플로 조사한 결과 방 하나당 실면적은 평균 4∼9m²였다. 또 창문이 없는 이른바 ‘먹방’ 비율이 가장 높은 고시원은 74%에 이르렀다.


다만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하는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적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준용해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을 개정하도록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또 저소득가구에 임차료 일부를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를 포함할 예정이다. 서울형 주택바우처는 중위소득 45∼60%의 저소득층에 월세 보조로 1인당 월 5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구체적인 지원 시기와 방법은 6월 별도 공지될 예정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