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출신 8세 난민 노숙소년, 체스 챔피언 되다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3-18 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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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고펀드미
나이지리아에서 가족과 함께 도망쳐 미국 뉴욕시 노숙자 보호소에서 사는 8살 난민 소년이 체스(서양식 장기) 챔피언으로 선정됐다.

타니톨루와 아데부미(Tanitoluwa Adewumi)는 최근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참가하는 주 체스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3월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소년과 가족은 2017년 잔혹한 보코하람 테러범들을 피해 나이지리아 집을 떠났다. 망명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뉴욕 노숙자 보호소에서 기거하고 있다. 타니는 매일 밤 보호소에서 잠을 줄여가며 체스 연습을 했다.

아버지 카요데(Kayode) 씨는 우버 운전사로 일하며, 부동산 중개업도 병행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가족은 아프리카인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한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 단체 보코하람의 표적이 될 것을 두려워했다.


타니와 형제들은 미국 땅을 밟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고 체스 클럽을 알게 됐다. 어머니 올루와토인(Oluwatoyi) 씨는 체스 클럽 관계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업비를 낼 여유는 없지만, 아들이 체스 클럽에 들어가길 열망한다고 간청했다.

출처=고펀드미
모자의 간절한 염원이 닿았다. “돈을 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들과 오세요.” 체스 클럽 관계자들은 살기 위해 미국 땅을 밟은 소년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타니는 수업을 받을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 할렘에서 열리는 무료 3시간 실습에 참석해 자신의 경기를 마스터한다. 밤에는 아버지의 노트북으로 게임을 한다.

이제 타니는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가 되고 싶다”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타니의 재능이 아까웠던 체스 클럽 운영자 러스 마코프시(Russ Makofsy) 씨는 소년의 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


마코프시 씨는 타니가 단 1년 만에 얼마나 발전했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이 레벨까지 오르는 데 1년이 걸렸다. 가족의 지원 없이 산을 오르고 최고 중 최고가 됐다”라며 “난 이런 걸 본 적이 없다”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5만 달러(한화로 약 5660만 원)를 목표로 한 고펀드미 계좌에는 모금 시작 이틀 만에 목표액을 훌쩍 넘긴 6만5000달러(약 7370만 원)가 모였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