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 DNA 분석…정체는 23세 이발사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3-18 16: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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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연쇄 살인사건 당시 신문 삽화 이미지(왼쪽), 용의자 아론 코스민스키(오른쪽).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영국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밤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여자들을 무차별 사냥했던 연쇄 살인범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당시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피 묻은 목도리에서 채취한 유전자(DNA) 검사를 한 과학자들은 23세의 폴란드 출신 이발사를 진범으로 지목했다.

1888년 8월 7일부터 9월 10일 사이 런던 화이트 채플 지역에서 적어도 5명 이상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연쇄 살인범 잭 더 리퍼의 정체는 아론 코스민스키(Aaron Kosminski)로 확인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3월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증거는 희생자 옷에 있던 DNA 흔적 두 세트. 캐서린 에도우즈(Catherine Eddowes)가 걸쳤던 숄이 경매에 올라왔고, 이 숄에 남은 DNA를 분석해 코스민스키의 친척과 대조해본 결과 일치했다. 코스민스키는 세 번째 희생자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가 살해된 곳에서 불과 180m 떨어진 그린필드 거리에서 형제 둘, 여동생 한 명과 함께 살았다.

범인의 정체는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연구자들이 확인했다. 이들의 논문은 지난 3월 12일 법의학 저널(The Journal of Forensic Sciences)에 실렸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잭 더 리퍼 살인사건과 관련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물리적 증거에 대한 체계적이고 분자 수준의 분석을 처음으로 기술한다. 동일한 증거에서 일치하는 두 프로파일을 모두 찾아내는 것은 전반적인 식별의 통계적 확률을 높이고 숄이 진짜라는 주장을 강화한다”라고 밝혔다.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연쇄 살인사건 당시 신문 삽화 이미지.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2007년 경매에서 에도우즈의 숄을 구입한 사업가 러셀 에드워즈(48)는 몇 년 전 과학자들과 접촉했다. 

숄은 에도우즈의 시신 옆에서 발견됐고 그녀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 에도우즈는 1888년 9월 30일 밤 화이트 채플 미트레 광장에서 살해됐는데, 시신의 신장이 뜯기고 볼이 찢어져 있었다. 그녀는 그날 밤 잭 더 리퍼의 손에 죽은 두 번째 여성이었다. 잭 더 리퍼는 한 시간 전,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의 목을 베었다.

테크 타임즈에 따르면, 코스민스키는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재리 루헬라넨 박사가 처음으로 진범이라고 공개 지목했다. 루헬라넨 박사는 2014년 출판된 ‘잭 더 리퍼 이름 붙여주기(Naming Jack the Ripper)’라는 책에서 연구 결과를 공개했는데, 분석에 대한 기술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유전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절치부심한 루헬라넨 박사는 동료 과학자 데이비드 밀러 박사와 협력해 DNA 샘플에 대한 추가 테스트를 수행했다. 밀러 박사는 리즈 대학에서 정자와 번식을 연구한 전문가이다. 

그 결과가 이번에 법의학 저널에 발표된 ‘잭 더 리퍼 살인사건과 연관된 숄의 법의학적 수사(Forensic Investigation of a Shawl Linked to the Jack the Ripper Murders)’ 논문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여전히 이 연구의 가치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DNA 샘플들 사이에서 확인하고 비교한 특정한 유전적 변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대신에 연구원들은 유전자 서열을 일련의 색상으로 구분한 그래픽을 공개했다. 그들은 숄과 현대 후손들의 유전자 서열이 겹치는 부분이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루헬라넨 박사와 밀러 박사는 데이터 보호법에서 에도우즈와 코스민스키의 친척들의 유전자 서열을 직접 공개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비과학자들이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그리고 ‘진정한 범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래픽이라도 공개하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폴란드계 유대인 이민자 아론 코스민스키는 런던 화이트 채플 지역에서 이발사로 일했으며, 사건 당시에도 용의 선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잭 더 리퍼를 추적했던 도널드 스원슨 경감이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코스민스키가 분명하다는 확신을 토로한 메모가 훗날 발견됐다. 스원슨 경감은 코스민스키를 잘 아는 사람이 그가 범인이라고 확인해줬으나 “유대인인 코스민스키가 자신의 증언으로 살인죄로 기소돼 교수형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증언을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여성혐오증이 있던 코스민스키는 자기 누이를 칼로 공격하다 경찰에 체포됐고, 결국 1889년 3월 정신병원에 감금됐다. 동시에 잭 더 리퍼 살인 행각도 멈췄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