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옛 측근도…베를루스코니 성추문 핵심 女증인도…석연찮은 죽음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18 10:51:09
공유하기 닫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잇따라 석연찮은 죽음을 맞이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AP통신은 3월 17일 한 러시아 방송이 입수한 문서를 인용해 푸틴 정권에서 언론장관 및 크렘린궁 공보수석을 지낸 미하일 레신(당시 57세)이 2015년 11월 미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숨졌을 때 그의 목이 부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시신 검시관이 작성한 이 문서에 따르면 레신의 두개골을 감싼 기다란 목뿔뼈(舌骨)는 완전히 부러져 있었다.

조사를 맡았던 미 검찰은 2016년 레신이 머리에 둔기 외상을 입어 숨졌으며 사인은 ‘사고사’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검찰의 설명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호텔 방에 혼자 있던 레신이 둔탁한 물체에 머리를 부딪혀 숨지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레신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몇 시간 동안의 감시 카메라 영상이 공개됐지만 상당 부분이 잘려나갔다는 점도 의문을 더한다. AP는 “크렘린궁과 관련된 인물들이 외국에서 갑자기 중병에 걸리거나 숨지는 일의 역사가 깊다”고 평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미성년자 성추문 재판의 핵심 증인인 모로코 여성 모델 이마네 파딜(33)도 이달 3월 1일 갑자기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인은 방사성물질 중독으로 추정된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3월 16일 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총리 재임 시절 벌인 섹스 파티의 주요 증인으로 꼽히는 파딜은 생전 가족과 변호인에게 자신의 독살 위험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서 당시 미성년자였던 모로코 춤꾼 카리마 엘 마흐루그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재판의 핵심 증인들에게 침묵 대가로 거액을 준 혐의에 대해 현재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