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승리·정준영 재수없이 걸려? 이 나라 뜨고 싶다”

김혜란 기자
김혜란 기자2019-03-16 11:22:01
공유하기 닫기
서지현 검사. 사진=동아일보DB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 국내 ‘미투’(Metoo) 운동의 시발점이 된 서지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와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 등과 관련, ‘재수 없이 걸렸다’는 일각의 반응에 대해 “그냥 이 나라를 뜨고만 싶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 검사는 3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승리, 정준영 사건과 그에 대한 반응을 보며 처음엔 들끓는 분노가, 이젠 한없는 슬픔이 밀려온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자연산(?) 공급을 위해 일반 여성들을 약 먹여 성 상납하고, 정신 잃은 여성을 강간하면서 불법 촬영해 트로피처럼 전시하고, 동료 남성들은 이를 부추기고, 공유하고, 낄낄대며 즐기고”라며 “이를 유지시켜 준 공권력도 실재한다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 상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끔찍한 범죄에 분노하는 것이 당연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젊었을 때 누구나 재미로 할 수 있는 일인데, 재수없이 걸렸네’, ‘진보가 여성 신경 쓰다가는 젊은 남성 지지율 뺏겨 정권 뺏긴다’까지 들으니 정신이 혼미해진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놀이가 아니라 범죄다. 소설도, 주장도 아니고 끔찍하게 당한 10명도 넘는 살아 숨 쉬는 진짜 피해자들이 있다”며 “이를 가능케 한 부패한 공무원들도 있다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보란 무엇인가? 강자들이 힘으로 약자들을 억압하는 것을 끊어내자는 것 아닌가?”라며 ”정권은 왜 잡으려 하는가? 국민들의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것 아닌가? 그 국민에 여성은, 약자는 제외인가?”라고 반문했다.

서 검사는 “여성들은 사람이다. 약자들도 사람이다. 이건 페미니즘도 과격주의도 아니다. 그저 범죄자를 처벌하자는 거다”라며 “그냥 이젠 슬프다. 그냥 이 나라를 뜨고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승리는 2015년 12월 당시 함께 투자업체 설립을 준비 중이던 유 모 대표 등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나눈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승리는 지난 3월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 3월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도 지난 3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 승리와 같은 날인 3월 14일 경찰에 출석해 약 2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은 2015~2016년 수차례에 걸쳐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 승리 등 지인들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김혜란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