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文정부, 탈북단체에 北비판 말라 압박”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15 10: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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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들의 대북정책 비판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한 사실은 인권 침해라고 미국 국무부가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국무부가 3월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인권보고서 중 한국 보고서는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탈북민 단체들은 북한에 대한 비난을 줄이라는 직간접적인 압력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탈북민 및 북한인권 단체들의 상황을 인권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북-미 관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다른 기류를 보이는 한국 정부에 대한 우회적 경고 메시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인권보고서는 “정부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탈북민들을 접촉해 북한에 대한 비판을 삼가라고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탈북자동지회에 대한 지원금이 끊기고, 경찰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은 일 등도 인권 침해의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늦어지고 북한인권 담당 대사가 1년 넘게 공석인 상황도 우려할 대목으로 지적했다.



국무부는 북한 보고서에서 정치적 살해와 강제 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임의 구금 등 북한에서 일어나는 인권 실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다만 전년에 언급했던 ‘지독한(egregious) 인권 침해’라는 표현을 빼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워싱턴을 극비리에 방문해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만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 관련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