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쓰레기 집에서 비명이…5살 모글리 소녀 발견

phoebe@donga.com2019-03-12 13: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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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를 방불케 하는 끔찍한 쓰레기 아파트. 부엌에는 음식물이 여기저기 튀어 있고, 방과 거실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창문은 낮에도 열리지 않았다. 빈 집인 줄 알았던 그 아파트에서 아이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음식도 물도 없는 더러운 아파트에서 다섯 살 소녀가 발견됐다. 아이의 목에는 전선이 감겨 있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주택가 아파트에서 구조대원들이 다섯 살 난 류보프라는 여자아이를 구조했다고 현지 매체 매쉬 텔레그램 채널이 3월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웃 사람들은 아이 소리를 듣고 아파트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을 열 수 없었다. 울음소리가 커지자 이웃은 당국에 신고했고, 경찰과 긴급 구조대가 출동해 문을 강제로 열었다. 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로 심한 악취가 났다. 성인 허리까지 쌓인 쓰레기 더미 속에 조그만 아이가 앉아 있었다. 음식도 물도 없는 그곳에서 아이는 며칠을 혼자 있었던 것이다. 

출처=러시아 연방 수사 위원회
연방 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다섯 살 소녀는 매우 더러웠고, 야생에서 자란 ‘정글북’의 모글리처럼 말을 하지 못했다. 분명히 발달장애로 보였다. 낯선 사람들이 나타나자 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

구조대원은 아이 목을 두르고 있던 전화선이 살에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가 식욕 부진과 중이염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아이는 즉시 의료 시설 집중 치료실로 이송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아이 어머니 이리나 가래쉬첸코가 분명 “정상적인 여성”처럼 보였다고 한다. 이웃들은 이리나가 종종 자신이 “전문직 종사자”라고 주장했으며 “잘 차려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리나는 며칠 전부터 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웃 사람들은 5년 전 어머니가 집에 아기를 데려 왔지만 그 아이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남편은 우크라이나로 추방되었다. 아기 때부터 이 집에 갇혀 산 소녀는 평생 바깥세상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고 경찰 보고서는 전한다.

류보프를 구조한 직후 어머니 이리나가 아파트로 돌아왔으며 이웃들이 그녀를 도망치지 못하게 붙잡았다. 이라나를 체포한 경찰은 러시아 연방 형법에 의거해 그녀를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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