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2분 늦어 탑승 못한 男…“나의 행운의 날”

김혜란 기자
김혜란 기자2019-03-11 10: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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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토니스 마브로폴리스 페이스북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 등 총 157명을 태운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분 늦게 탑승구에 도착한 덕에 목숨을 구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3월 10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국적의 안토니스 마브로폴리스는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나의 행운의 날”이라고 시작하는 글과 함께 사고 비행기 탑승권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번 사고의 희생자가 될 뻔한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비영리단체인 국제고체폐기물협회의 대표인 그는 유엔 환경 프로그램 연차 회의 참석차 에티오피아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가기위해 사고 비행기에 탑승하기로 되어 있었다.

안토니스에 따르면 그는 탑승구가 닫힌 지 2분이 지나 탑승구에 도착, 사고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내가 제 시간에 탑승구에 도착하도록 아무도 나를 돕지 않아 매우 화가 났다. 내가 탑승구에 도착했을 때, 이미 탑승구는 닫혀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결국 해당 비행기를 놓쳤고, 다음 항공편을 예약한 뒤 탑승을 기다리는 중에 공항 직원들이 자신을 공항 경찰서로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은 나에게 항의하는 대신 신께 감사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내가 ET302편에 탑승하지 않은 유일한 승객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들은 내가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은 이유와 내 신원 등을 확인하기 전까지 나를 보낼 수 없다고 했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나는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한편 에티오피아항공은 1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오전 8시 38분 이륙해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보잉 737기 맥스 여객기가 이륙 6분만인 오전 8시 44분 추락했다”며 “당시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항공사와 현지 국영방송 EBC 등에 따르면 케냐인 32명, 캐나다인 18명, 에티오피아인 9명 등 30여개 국 출신 157명이 탑승했으며 모두 숨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항공기 경로를 추적하는 플라이트레이더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이륙 후 속도가 빨라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김혜란 기자 lastleast@donga.com